손대성
| 2021-10-04 08:32:00
경주 한센인 주민·공간 기록 사진전 11월 2∼9일 열려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경북 경주의 한센인 집단마을인 희망농원을 기록한 사진전시회가 열린다.
박정일 작가는 11월 2일부터 9일까지 라한셀렉트 경주(옛 현대호텔)에서 희망농원 주민과 공간을 기록한 '천북' 사진전을 개최한다.
경주 희망농원은 경주 성건동 성락원과 칠곡 애생원의 한센인 260여 명을 1959년 현재 경주 보문관광단지 경주CC 자리에 통합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한센인들은 다시 1979년 보문단지 개발에 따른 정부 정책으로 경주 천북면 신당3리로 강제 이주했다.
당시 정부는 희망농원 19만8천여㎡에 주택과 집단계사 450동을 지어줬다.
천북 희망농원은 집단 이주 40년이 지나면서 건물이 낡아 환경이 열악한데다가 재래식 정화조와 낡은 하수관로에서 악취가 발생해 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직접 가보면 일정한 배열로 늘어선 공장처럼 보이는 축사, 낡은 주택, 담벼락의 낙서 등으로 으스스하고 낯선 느낌의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현재 희망농원에는 한센인을 포함해 주민 160여 명이 살고 있다.
그동안 경주시는 희망농원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예산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국민권익위가 지난해 10월 28일 경북도, 경주시, 포항시와 현장조정 협약을 맺고 시설개선에 힘을 보태기로 하면서 정주여건 개선의 싹이 트고 있다.
일부 주민은 계속 남기를 원하지만 일부 주민은 일정한 보상금을 받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 살기를 원한다.
박 작가는 이런 희망농원 속으로 들어가 주민과 만나서 대화하고 공간을 어루만지며 사진으로 기록물을 남겼다.
박 작가는 경북대 대학원에서 응집물질물리학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경일대 대학원 사진영상학과에서 순수사진을 공부하고 있다.
2016년 전국문화사진에서 대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현장을 직접 기록한 'Hong Kong 2019'전 등을 열었으며 다양한 국제전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희망농원 한센인은 대부분 방향성을 잃어버린 채 지내왔다"며 "앞으로 더 많은 주민 의견이 수렴돼 돌아오는 봄에는 한센인 마을에도 시들지 않는 희망의 꽃이 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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