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헌
| 2026-06-20 08:25:01
한복 안감서 문화·첨단산업 소재로 진화…진주 실크의 변신
전통 등 접목 '실크등' 탄생, 우주항공·바이오 신소재로 외연 확장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세계 5대 실크 명산지이자 국내 실크 생산량의 80%를 책임져 온 경남 진주의 대표 특화 자산 '진주 실크'가 문화·관광 콘텐츠로 화려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0일 진주시에 따르면 진주 실크는 한복 안감이나 넥타이 등 전통적인 의류 영역에 주로 사용됐으나 한복 시장 침체와 저가 중국산 원단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야간 조명 예술인 실크등과 결합하며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진주 실크의 역사는 근대 산업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주와 인근 산청, 함양 일대는 예로부터 토질과 기후가 좋아 양잠업이 크게 발달했다.
특히 진주는 풍부한 일조량과 남강의 맑은 수질 덕분에 실크 염색 색상이 선명하고 곱게 나오기로 이름이 높았다.
1970∼1980년대에는 전국적인 호황기를 맞이해 도매업자들이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현금을 미리 맡겨놓고 대기했을 정도로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한복 시장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값싼 중국산 견직물이 밀려들면서 부침을 겪었다.
위기에 직면한 진주 실크가 최근 찾아낸 돌파구는 '야간 관광 콘텐츠 융합'이다.
실크 고유의 우아한 광택과 투과율, 선명한 색을 전통 등(燈)에 접목한 '진주 실크등'이 탄생하면서 산업적 가치는 문화적 가치로 재해석됐다.
실크등은 진주의 대표 축제인 '남강유등축제'의 핵심 오브제로 활약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외 유수 문화 축제의 초청을 받으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9일 개막한 '2026 전주단오축제'에서 1천 점 안팎의 진주 실크등으로 구성된 '실크등 터널'이 조성됐다.
진주 실크등 무대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브라질 니테로이 현대미술관 전시를 비롯해, 독일 베를린 주독일한국문화원 등 유럽 현지에서도 '한국의 빛-진주실크등' 순회 전시를 이어가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시는 전통 실크 구조를 활용한 바이오·의료용 소재 개발, 실크의 내열성·고강도 특성을 이용한 우주항공용 복합재료 연구 등 첨단 미래 산업으로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입는 천에서 '보는 문화', 그리고 '첨단 신소재'로 영역을 넓히며 사양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겨내는 중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진주 실크는 축제 경관, 해외 전시, 첨단 소재 등 무궁무진한 다변화를 이뤄내고 있다"며 "100년 전통의 기술력에 창의적 문화 콘텐츠를 입혀 전 세계에 진주 실크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