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반종차별주의

EU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찾다·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임형두

| 2022-02-23 08:05:00




[신간] 반종차별주의

EU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찾다·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반종차별주의 = 에므리크 카롱 지음. 류은소라 옮김.

진화의 역사에서 인간은 뒤늦게 동물 공동체에 합류한 생물 종이다. 그런데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동물을 학대·무시하고 자원 취급해도 되는 걸까.

인문 에세이인 이 책은 인간과 동물, 자연의 화해를 위한 21세기 동물권 선언이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동물권 수호자인 저자는 사회에 만연한 '종차별주의' 도그마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 '반(反)종차별주의'라는 용어를 새롭게 개념화하고 사회적 투쟁으로 발전시킨다.

인간은 다른 동물을 착취할 권한을 부여받지 않았다. 과학은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생물 종이며, 인간이 아닌 동물도 나름의 탁월한 지능·감각·의식·의사소통 능력·공감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 동물들에게 비인간 인격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자고 역설하는 저자는 네 가지 기본 권리, 즉 죽음당하지 않을 권리, 고문당하지 않을 권리, 상업 대상이 되지 않을 권리, 감금당하지 않을 권리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인간이 누리는 권리를 동물에게 확장하는 종평등주의이자 새로운 휴머니즘이다.

참고로 '종차별주의'라는 용어는 1970년 영국 심리학자 리처드 라이더가 만들었다.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에서 유추해 이름을 붙인 이 용어는 자신이 어떤 종에 속한다는 이유로 다른 동물에게 차별을 가하는 일체의 행위를 가리킨다. 그 대척점에 반종차별주의가 있는 것이다.

열린책들. 456쪽. 2만2천원.

▲ EU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찾다 = 윤성욱·안병억·김유정 지음.

남과 북은 70여년 간 공존과 번영의 해법을 찾아왔으나 아직껏 그 단서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출발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은 EU의 통합 사례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경제 통합과 평화 구축의 길을 모색한다. 유럽 통합에 대한 정치적 이해와 사유가 한반도에서 평화에 기반한 경제적 번영과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의 제도화, 공고화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남북 경제협력 심화를 통한 경제 통합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넘어 평화 정착의 토대가 되고, 궁극적으로 통일로 가는 핵심적인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메디치미디어. 268쪽. 1만8천원.

▲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법의학자, 그중에서도 법의인류학자의 일은 주로 '신원 확인'과 맞닿아 있다. 수많은 시신 속에서 고인의 이름을 찾아주는 일이며, 그들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서 편안히 잠들게 하는 일이다.

저명한 영국 법의학자인 저자는 작은 뼛조각으로 죽은 자의 신원과 사인을 추적한다. 여행가방 속 토막 나고 훼손된 시신의 신원을 밝혀내고, 숨진 이의 다리뼈에서 어린 시절의 정신적 충격과 학대 증거를 찾아내며, 두개골을 보고 피해자의 얼굴을 복원해낸다.

저자는 "삶에 대한 기억은 뇌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다. 내 몸속 뼈 하나하나에 고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뼈는 죽음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삶에서 우리가 살았던 방식을 증언할 마지막 파수꾼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머리', '몸통', '사지' 등 3부로 구성됐다.

세종서적. 444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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