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출발한 사회적인 이야기…'슈가'·'나는 갱년기다'

면역질환인 1형 당뇨 환아 가족 이야기…최지우 주연 '슈가'
갱년기 맞이하는 세 친구의 '두 번째 사춘기' 그린 '나는 갱년기다

정래원

| 2026-01-18 08:01:01

▲ 영화 '슈가' 속 한 장면 [메시지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슈가' 속 한 장면 [메시지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나는 갱년기다' 속 한 장면 [스튜디오 션샤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몸에서 출발한 사회적인 이야기…'슈가'·'나는 갱년기다'

면역질환인 1형 당뇨 환아 가족 이야기…최지우 주연 '슈가'

갱년기 맞이하는 세 친구의 '두 번째 사춘기' 그린 '나는 갱년기다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몸으로 겪는 고통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아픔이다.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땀을 흘리고 있다면 인슐린 분비가 전혀 안 되는 1형 당뇨 환자의 저혈당 쇼크 증세일 수도, 갱년기 증상일 수도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전혀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증상을 겪는 이들은 무관심이나 무지 속에서 외로운 사투를 벌일 수도 있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다른 이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도 있다.

오는 21일 나란히 개봉하는 영화 '슈가'와 '나는 갱년기다'는 감독 혹은 원작자가 직접 겪은 '몸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작품들이다.

최지우 주연의 '슈가'는 면역 질환인 1형 당뇨를 진단받은 열두 살 아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엄마의 이야기를, '나는 갱년기다'는 다양한 갱년기 증상을 겪는 세 친구의 이야기를 그렸다.

▲ 슈가 = 야구선수를 꿈꾸던 열두 살 아들이 어느 날 땀을 흘리며 쓰러진다. 병원에선 '1형 당뇨' 진단을 내렸다.

워킹맘 미라(최지우 분)는 이 상황을 납득하기 어려워한다. 집안에 당뇨 환자도 없고, 아들은 이제 겨우 열두살인 데다 평소 생활 습관도 건강했기 때문이다.

1형 당뇨는 흔히 알려진 2형 당뇨와 달리 유전이나 생활 습관과는 무관한 면역 질환이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사멸돼 혈당 조절 능력이 영구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매일 인슐린을 주사해야 한다.

엄마인 미라만큼이나 어린 동명(고동하)도 혼란스러워한다. 주사가 무섭다며 울어대는 나이에, 아침·점심·저녁·자기 전 최소 네 차례 손끝을 찔러 혈당을 재고 인슐린 주사를 챙겨야 하는 현실은 너무 버겁다.

안쓰러운 마음에 미라는 잘못도 없이 자꾸 아들의 눈치를 보고, 탓할 데를 못 찾는 아들은 자꾸 엄마에게 눈을 흘긴다.

완치가 없는 병이지만, 미라는 아들을 위해 하나의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낸다. 채혈할 필요 없이 팔뚝에 붙이고 있으면 혈당을 체크해주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직구로 들여와 아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

국내에선 승인이 나지 않은 의료기기인 데다, 일부 기기는 직접 납땜을 해 가며 만들어야 하는 등 어려움 속에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미라는 점차 투사가 된다.

이 모든 이야기는 실제 1형 당뇨 환아의 엄마이자 환우회 대표인 김미경 씨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최신춘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도 6학년 때 1형 당뇨를 진단받은 환우"라며 "김미영 대표님의 이야기와 제 학창 시절 경험, 네이버 (환우) 카페에서 접한 이야기 등을 녹였다"고 설명했다.

21일 개봉. 106분. 전체 관람가

▲ 나는 갱년기다 = "무슨 갱년기 가지고 세상 끝난 것처럼 굴어?"

중년의 대기업 부장 현(유담연)은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친구들의 모습에 공감하지 못하고 날 선 발언을 한다.

겪어보지 않아서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곧 자신에게도 다가올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막 갱년기가 시작돼 몸과 마음의 변화에 혼란을 겪는 수민(김영선)과, 세 친구 중 가장 먼저 갱년기에 들어선 은영(전현숙)은 현의 말을 곱게 듣기 어려운 처지다.

초경을 함께 겪었던 세 친구는 혼란스럽고 서글픈 '두 번째 사춘기'를 겪으며 새삼 서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간다.

조연진 감독의 영화 '나는 갱년기다'는 박수현 작가가 쓴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은영 역을 맡은 배우 전현숙은 "촬영 당시 실제로 갱년기를 겪고 있어 캐릭터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며 "주변에 갱년기를 겪는 가족이 있다면 이 영화가 후련함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1일 개봉. 92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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