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더 우먼' 진서연 "눈빛으로 차분하게 우아한 빌런 표현했죠"

욕심 많은 재벌그룹 장녀 역…"대체 불가능한 배우 되고 싶어"

강애란

| 2021-11-08 08:00:08

▲ 배우 진서연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드라마 '원 더 우먼'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배우 진서연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 더 우먼' 진서연 "눈빛으로 차분하게 우아한 빌런 표현했죠"

욕심 많은 재벌그룹 장녀 역…"대체 불가능한 배우 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정의 실현을 내세운 유쾌한 드라마 '원 더 우먼'에서 못된 짓만 하고 다니는 악역인데 참 우아하다.

배우 진서연은 지난 6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의 화상 라운드 인터뷰에서 "우아한 빌런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서연이 연기한 한성혜는 재벌가 한주그룹의 욕심 많은 장녀다. 주인공 조연주가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빵빵 날릴 때마다 맞은편에서 '고구마'를 먹은 듯 갑갑한 상황을 마주하는 캐릭터다.

그런데도 한성혜는 당황하거나 소리를 지르며 미친 듯이 날뛰지 않는다. 느릿느릿한 말투로 차분하게 다음 계략을 지시하고, 독사 같은 눈빛으로 연주의 빈틈을 파고든다.

진서연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굉장히 차분하고 우아하게 연기하려고 애썼다"며 "내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낮은 톤으로 얘기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평소 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내면서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보다 딱 잘라서 거절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느꼈는데, 이런 점을 한성혜 캐릭터에 반영했다고 전했다.

"원래 한성혜는 종종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였어요. 그런데 대본에 있는 일차원적으로 화를 내는 부분들을 제가 의도적으로 안 하려고 했죠. 대신 뉘앙스나 눈빛, 이런 부분을 차분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연기하면서 꼭 잡고 가고 싶었던 점은 '감정으로 요동치지 말자'는 것이었죠."

사실 악역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고 했다. 드라마 '본대로 말하라'(2020)에서는 지능범죄 수사팀장, 영화 '독전'(2018)에서는 중국 마약 시장의 거물로 강렬한 캐릭터들을 주로 맡아온 탓이다.

진서연은 "'또 미운털 박히면 어떡하지'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도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기존의 빌런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기존에는 못 봤던 빌런이다', '이런 빌런은 처음인 것 같다'는 얘기를 해줬을 때 감사하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아봐 주신 것 같아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한성혜를 차분하게 연기한 데는 어디로 튈지 모르게 엉뚱하고 발랄한 이하늬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진서연은 재벌 상속녀인 강미나와 불량한 여검사 조연주로 1인 2역을 한 이하늬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극을 이끌었다.

그는 "이하늬 씨가 높은 텐션으로 불도저처럼 다가오면 전 확 끌어내리고, 다시 다가오면 또 끌어내리면서 호흡을 맞췄다"며 "그렇게 텐션을 유지해가는 작업이 재밌었다"고 전했다.

올해로 데뷔 15년 차인 진서연은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하늬가 맡았던 유쾌하고 코믹한 캐릭터나 '부부의 세계'와 같은 치정멜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모든 배우의 꿈일 텐데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며 "50대, 60대, 70대, 80대가 돼서도 모든 사람이 기억할 만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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