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물열전](39) 40년 장기집권에 맞선 우간다 팝스타 보비 와인

젊은층 저항의 상징인 가수 출신 야권 지도자…살해 위협 속 두 차례 대선 도전

박성진

| 2026-09-26 08:00:10

▲ 올해 1월 대선 투표장에 도착한 보비 와인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아프리카 우간다 지도 [제작 양진규]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의 40년 장기 집권에 맞서 싸우는 팝스타 출신의 40대 야권 지도자.

본명 로버트 캬굴라니보다 가수 예명으로 더 잘 알려진 보비 와인(44)은 1982년 우간다 중부 은코지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수도 캄팔라 빈민가에서 컸다.

학비를 낼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서 초중고 시절 여러 번 학교를 옮겨야 했다.

보비 와인은 2000년대 초반 가난과 사회 정의를 다룬 음악으로 '빈민가 대통령'으로 사랑받으면서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예명 중 보비는 자신이 존경하는 아티스트인 레게 스타 밥 말리에서 따왔다. 와인은 숙성될수록 좋아지는 와인처럼 나이가 들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의 노래는 가정 폭력 등 사회 비판적인 내용뿐 아니라 정부 비판이나 불의와 투쟁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도 다뤘다.

보비 와인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었다.

2016년에는 그의 노래 '키와니'(Kiwani)가 디즈니사 영화 '체스의 여왕'에 들어가기도 했다.

같은 해 우간다 대선에서 무세베니는 부정 선거라는 비판 속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가수로서 이미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은 보비 와인은 이를 목격하고 정치에 투신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게, 아프로팝 등을 노래하던 그는 2017년 돌연 땋은 머리를 자르고 의상도 세련된 양복 스타일로 바꿔 입은 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그 결과 집권당 후보를 상대로 큰 표 차이로 승리하며 정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젊은 나이와 높은 인기, 변화에 대한 메시지는 인구의 약 80%가 30세 미만인 우간다에서 당시 상황에 불만을 품은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기반이 됐다.

이후 보비 와인은 무세베니 대통령에 비판적인 유력 야권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보비 와인은 당선 이듬해 '민중의 힘 운동'(People Power Movement)이라는 정치 단체를 만들고 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붉은 베레모를 쓰기 시작했다.

붉은 베레모가 확산하자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2019년 민간인의 붉은 베레모 착용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6년 쿠데타로 집권한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장기 집권 지도자로 올해 81세다.

1996년 최초의 직선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헌법을 두 차례에 걸쳐 개정해 임기 제한과 입후보자 75세 연령 제한을 없앴다. 올해 40년 연속 집권 중이다.

우간다 제1야당 국민통합플랫폼(NUP) 대표를 맡고 있는 보비 와인은 2021년과 올해 두 차례 대선에서 무세베니 대통령과 맞붙었다. 하지만 선거 부정 의혹 속에모두 낙선했다.

우간다 선거관리위원회는 2021년 대선에서 보비 와인이 34.8%를 득표해 무세베니(58.6%)에게 패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 대선에서도 보비 와인은 24.7%를 득표하는 데 그쳤으며 무세베니가 71.7%를 얻어 7선에 성공했다.

우간다는 1962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아직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경험하지 못했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보비 와인은 가택연금과 체포, 구금, 고문 등을 반복적으로 겪었다.

2018년 8월에는 우간다 보안군이 그의 운전사를 사살했으며 보비 와인도 체포돼 구타당했다.

당시 구금이 길어지자 나이지리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를 비롯해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 아프리카 베냉 출신 가수 안젤리크 키드조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80여명이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보비 와인의 경호원 에드워드 세부우푸가 무세베니 대통령의 장남이며 그의 후계자로 유력한 무후지 카이네루가바 우간다군 총사령관에게 납치됐다. 카이네루가바 사령관은 세부우푸를 투옥해 고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셜미디어로 이를 자랑하기도 했다.

카이네루가바 사령관은 보비 와인에게도 "참수하겠다"고 공개 협박했다가 나중에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올해 1월 치러진 대선에서는 대선 후보인 보비 와인이 군의 살해 협박을 피해 은신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보비 와인은 선거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으로 망명했다.

올해 대선을 참관한 아프리카 다른 국가 인사들은 야당과 시민사회를 겨냥한 협박, 체포, 납치가 만연했다고 지적했다.

보비 와인과 그의 정당은 두 차례 대선 모두 조작과 협박 등이 있었다며 부정 선거를 주장했다.

하지만 무세베니 대통령은 임기인 2030년까지 45년간 대통령직을 유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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