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 2026-09-11 08:00:00
(인천=연합뉴스) 김선우 기자 = "희야∼ 날 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이 리프트를 타고 무대로 내려오며 1986년 발표한 히트곡 '희야'의 첫 소절을 부르자 그 시절 소녀팬들의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이승철은 지난달 1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26 KBS 한가위 대기획 '당신의 삶은 네버엔딩스토리 - 이승철'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다.
KBS 추석 특집 공연이자 이승철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응모를 통해 당첨된 1만2천여 명의 관객이 당시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현장을 찾았다.
공연에 앞서 이승철은 "처음 노래를 하게 된 날, 진짜 가수가 되리라고는 그것도 40년이나 노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40년 동안 한결같이 불러준 이름, 한결같이 건네준 마음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화면에 띄워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희야'로 시작한 공연은 히트곡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마지막 콘서트', '긴 하루', '서쪽하늘' 등으로 이어졌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에선 도입부부터 '떼창'이 나왔고, '마지막 콘서트'에선 이승철이 "밖으로 나가 버리고∼"라고 하이라이트 소절을 노래하자 관객들은 숨죽여 감상했다.
공연 초반 무대를 마치고 이승철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제가 올해 40주년이라더라. 어떻게 (시간이) 간지 모르겠다"며 "생일 같은 기분이다. 좋으면서도 벌써 그렇게 됐나 싶다"고 돌아봤다.
그는 "40년 동안 노래를 불렀는데 어떤 분에게는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어떤 분에게는 젊음을 함께한 노래이기도 하다. 추억이자 위로가 됐을 노래도 있다"며 "오늘 공연은 여러분과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이승철은 여러 차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긴 세월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이라며 "상투적이지만 진짜 맞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로도 열띤 무대가 계속됐다. '안녕이라고 말하지마'에선 관객들의 휴대전화 라이트 이벤트로 진풍경이 연출됐고, '추억이 같은 이별'에선 10명이 넘는 댄서와 함께 꾸민 군무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관객들은 힘찬 함성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했고, 이승철은 감동한 듯 1층과 2층 객석을 바라보며 벅찬 표정을 지었다.
그의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배우 박보검이 게스트로 깜짝 등장해 '내가 많이 사랑해요'를 듀엣으로 열창했다.
박보검은 "이승철 선배님의 40주년 콘서트에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모든 관객분의의 삶에서도 사랑과 축복이 '네버 엔딩 스토리'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말미에는 '소녀시대', '방황' 등 팝 록과 뉴 잭 스윙을 망라하는 흥겨운 곡들이 흘러나오며 현장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소녀시대' 무대는 유명 댄서 효진초이와 리헤이가 함께했다.
3시간 동안 내리 28곡을 열창한 이승철은 "오늘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도 계속 여러분을 위해, 저를 위해 좋은 노래 많이 부르겠다"며 "40년 됐다고 하면 대단하다고 하던데 아직도 부르고 싶은 노래가 많고 보여드리고 싶은 무대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40년이라고 해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50주년까지 함께해달라. 감사하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1986년 록밴드 부활의 보컬로 데뷔한 이승철은 부활 시절 '희야'와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히트시켰고, 1989년 솔로 가수로 전향해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말리꽃', '인연' 등으로 사랑받았다.
그는 40여년간 누적 2천500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을 소화하며 독보적인 가창력을 인정받아 '라이브의 황제'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2020년 나훈아, 2025년 조용필에 이어 진행된 KBS 한가위 대기획은 이승철의 대표곡 '네버엔딩 스토리'를 메인 콘셉트로 기획됐다.
객석에는 학창 시절부터 팬부터 가족 단위 관객까지 이승철의 음악과 함께 한 이들이 자리해 40주년을 축하했다.
팬클럽 '이승철과 새침떼기' 회원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승철 오빠에게 빨리 달려가고 싶은 마음에 무릎 보호대도 착용했다"며 "승철오빠의 노래를 직접 듣다니 기쁘고 떨렸다"고 말했다.
KBS 2TV는 40주년을 맞은 이승철의 음악 인생을 다큐멘터리, 예능, 공연 3부작으로 선보인다. 오는 15일 오후 9시 40분 KBS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네버엔딩 이승철'을 시작으로, 21일 오후 10시 예능 '배송왔송', 24일 오후 7시 30분 공연 '네버엔딩 스토리 - 이승철'까지 차례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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