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손잡고 커튼콜 안 믿겨" 뮤지컬 배우 꿈 이룬 9세 소녀

'빌리 엘리어트' 동반 출연 김성수·김주아 부녀 인터뷰
"아빠 보며 꿈 키워"…"어엿한 배우 된 딸에게 배운다"

권지현

| 2026-07-23 08:00:19

▲ '빌리 엘리어트' 함께 출연하는 아빠와 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김성수·김주아 부녀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7.23 scape@yna.co.kr
▲ 뮤지컬 배우 김성수(왼쪽)·김주아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김성수·김주아 부녀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7.23 scape@yna.co.kr
▲ 뮤지컬 배우 김성수(왼쪽)·김주아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김성수·김주아 부녀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7.23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아빠가 출근할 때마다 데려가 달라고 떼썼는데, 커튼콜에서 아빠랑 손을 잡고 관객에게 인사할 수 있다니 너무 신기했어요." (김주아)

지난 22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아역 뮤지컬배우 김주아(9)는 이렇게 말한 뒤 아이다운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아버지인 배우 김성수(44)와 함께 블루스퀘어에서 오는 26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네 번째 시즌에 출연 중이다.

김성수는 작품의 배경인 탄광촌에서 일하는 광부인 '스캡' 역, 김주아는 주인공인 빌리와 함께 발레를 배우는 소녀 '알리슨' 역이다.

부녀가 모두 뮤지컬 배우인 데다가 각각 성인과 아역으로 한 공연에서 연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번 공연은 우연이 아니라 김주아가 아빠를 보며 키워온 꿈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아빠가 두 번째 시즌 빌리 엘리어트 공연을 하던 중 크리스마스에 태어났다는 김주은은 "매일 엄마·아빠가 저를 '빌리 엘리어트가 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불렀다. 아빠가 빌리 엘리어트를 오래 해와서 저는 늘 (작품)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와 춤에 재능을 보였던 김주아는 다섯 살 때부터 발레와 판소리를 배웠고, 아빠를 보며 자연스럽게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갖게 됐다.

그러던 그에게 5년 만에 다시 공연하는 빌리 엘리어트의 오디션 소식이 들려왔다. 아빠가 알려준 소식을 들은 김주아는 "힘들지만 즐겁게 오디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학교 끝나고 하루 종일 탭 댄스 연습을 하다가 밤 11시에 버스를 타고 터덜터덜 돌아온 적도 있어요. 그런데 오디션에 붙어서 무대에 설 생각을 하면 힘이 났어요." (김주아)

합격 소식을 듣고서는 "너무 기뻤는지 눈물도 안 났다"며 "드디어 영상에서만 보던 발레복을 입게 됐다고 생각하니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고 돌아봤다.

꿈으로만 꾸던 딸과의 무대가 현실로 다가오자 아빠는 기쁨과 걱정이 동시에 생겼다고 했다.

"제 인생에 결혼 다음으로 행복한 일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면서도 걱정이 됐는데, 선배 배우로서 겪었던 힘든 연습과 준비 과정 때문이었죠." (김성수)

아빠의 걱정이 무색하게 딸은 성장했다. 김성수는 "예전에는 제가 안무 동작이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하면 주아도 다시 하곤 했는데, 이제는 '아빠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맞아'라고 오히려 저한테 가르쳐 주더라"며 웃음 지었다.

부녀는 서로가 선생님이라고 했다. 김성수는 "주아는 순수하게 연기와 무대를 즐긴다. 배우들은 '아이처럼 연기하라'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주아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아는 "아빠의 안무를 좋아한다"며 "아빠는 포인트 동작에 힘을 잘 줘서 춤선이 깔끔한데 그런 걸 배우고 싶다"고 했다.

퇴근 후에는 "오늘도 너무 잘했다"고 서로 격려를 주고받는단다. 김성수는 "무대에서의 실수를 센스 있게 수습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 어엿한 배우가 된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아역들이 줄지어서 부채를 들고 뛰어가는 장면에서 주아가 부채를 떨어트린 거예요. 도중에 멈추면 뒤에서 충돌 사고가 나는 상황이었는데, 능청스럽게 부채 없이 춤을 이어가더라고요. 빌리 역의 박지후가 자연스럽게 부채를 주워다 줬는데 둘 다 멋졌어요." (김성수)

공연은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김성수는 이 작품의 초연부터 현재까지 약 16년간 모든 시즌을 함께한 유일한 배우다. 뜻깊은 작품에 딸과 함께하는 꿈까지 이룬 그는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마음을 관객께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저에게 빌리 엘리어트는 그저 기적 같은 작품이에요. 이 기적의 순간을 꼭 가족 같은 동료, 관객과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성수)

"무대에서 조명을 받으면서 제가 한 연기에 관객이 박수쳐 주실 때 너무 행복해요. 앞으로 더 많이 배워서 좋은 배우가 될게요." (김주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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