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zine] 호주여행 시작과 끝 ① 비비드 시드니

임헌정

| 2026-07-04 08:00:08

▲ 화려한 색으로 물든 오페라 하우스 [사진/임헌정 기자]
▲ 키리빌리 전망대서 본 서큘러 키 일대 [사진/임헌정 기자]
▲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사진/임헌정 기자]
▲ 미디어 파사드로 변신한 시드니 현대미술관 [사진/임헌정 기자]
▲ 미디어 파사드로 변신한 시드니 현대미술관 [사진/임헌정 기자]
▲ 포시즌스 호텔 객실에서 본 오페라 하우스 [사진/임헌정 기자]
▲ 화려하게 빛나는 서큘러 키 일대 [사진/임헌정 기자]
▲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야경 [사진/임헌정 기자]
▲ 설치 작품 '보이지 않는 도시들' [사진/임헌정 기자]
▲ 설치 작품 '균사체 네트워크' [사진/임헌정 기자]
▲ '피아노 워크' 설치 작품 [사진/임헌정 기자]
▲ 3D 프로젝션 설치 작품 '별자리' [사진/임헌정 기자]
▲ 달링하버 레이저 쇼 [사진/임헌정 기자]
▲ 바비큐 요리하는 셰프들 [사진/임헌정 기자]
▲ 필리핀식 꼬치요리 [사진/임헌정 기자]
▲ 비비드 파이어 키친 '불멍' [사진/임헌정 기자]
▲ 오페라 하우스 앞 지나는 유람선 [사진/임헌정 기자]

[imazine] 호주여행 시작과 끝 ① 비비드 시드니

(시드니=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남반구의 푸른 매력을 품은 도시 시드니는 우리와 정반대의 계절을 살아간다.

한국이 한여름 무더위에 지쳐갈 때쯤, 시드니는 차분한 겨울을 맞이한다. 비록 영하의 칼바람은 없어도, 가끔 쏟아지는 겨울비와 매서운 밤바람은 여행자의 옷깃을 단단히 여미게 만든다.

하지만 이 서늘한 계절이 마냥 쓸쓸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도시의 밤을 온통 화려한 빛과 색채로 채워 넣은 축제 '비비드 시드니'(Vivid Sydney)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어둠이 내리면 축제의 서막이 오르고, 시드니의 겨울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눈부신 계절로 다시 태어난다.

◇ 비비드 시드니

시드니의 겨울밤은 길다. 오후 5시쯤 해가 지기 시작해 이내 캄캄해진다.

오후 6시 정각이 되자 오페라 하우스 서쪽 벽면에 매혹적인 영상이 투사되기 시작한다. 하버 브리지 교각은 다양한 색의 조명이 쉴 새 없이 바뀌며 밤의 정취를 더한다.

시드니 현대미술관의 외벽은 거대한 미디어 파사드로 변하고, 서큘러 키(Circular Quay) 일대에서 쏘아지는 레이저 쇼는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건물 외벽의 타일 하나하나 벽돌 하나하나, 차가운 인공 구조물에 덧입혀지는 화려한 조명과 미디어 아트는 따스한 예술의 온기를 더한다.

'비비드 시드니'는 매년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열리는 호주 최대 규모의 빛, 음악, 아이디어, 음식 축제다.

오페라 하우스, 하버 브리지, 달링하버, 서큘러 키, 더 록스, 시드니 왕립 식물원 등 시드니 전체가 거대한 야외 전시장과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화려한 빛과 조명의 거대한 캔버스 그 자체다.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며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이 시기는 호주 관광의 비수기다. 겨울철 도심 상권을 살리고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2009년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어느덧 겨울 대표 축제가 됐고,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인 종합 예술 축제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예쁜 조형물과 불빛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빛 축제와 달리 비비드 시드니는 도시의 문화적 창의성을 모두 아우르는 네 가지 콘셉트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비비드 라이트, 비비드 뮤직, 비비드 마인드, 비비드 푸드가 그것으로 해가 일찍 지는 겨울철의 긴 밤을 화려한 조명 예술을 극대화하는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여행 비수기를 가장 활기찬 성수기로 바꾼 성공적인 역발상 사례로 주목받았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달링하버까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서큘러 키, 더 록스, 바랑가루 등 지역은 거대한 야외 미술 전시장으로 변한다. 40여 개의 설치 작품과 프로젝션, 대형 공공예술 작품이 계속되는 6.5㎞ 구간의 '라이트 워크'(Light Walk)다.

단순히 눈으로만 감상하는 미술 작품이 아닌,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설치 미술 작품도 곳곳에 배치됐다. S자 형태로 만들어진 피아노 건반을 밟으면 색이 바뀌며 소리가 나는 설치물이라든지, 센서에 손을 대면 움직이는 디지털 폭포, 시소의 속도에 맞춰 하늘의 빛이 변하는 조형물 등 관객이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술 작품들로 가득하다.

달링하버의 커클 베이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레이저 쇼인 '레이저 라이트폴'(Laser Lightfall)도 눈길을 끈다. 바다를 향해 열린 공간에서 수많은 레이저가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려지며 기하학적 선을 그려내고, 웅장하고도 역동적인 음악이 더 해진 불꽃놀이가 함께 펼쳐지면서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축제에서 음식을 빼놓을 수는 없다. 바랑가루 지역에서 펼쳐지는 '비비드 파이어 키친'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언덕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오르자마자 거대한 공연장 무대를 방불케 하는 '비비드 파이어 피트'에서 셰프들이 다양한 종류의 고기로 바비큐를 하고 있다.

대형 그릴과 화덕에서 숯과 장작을 이용해 고기, 해산물, 채소 등을 직화로 구워내 여행객들에게 판매하는 부스도 많았다. 달콤한 양념을 발라 숯불에 구워낸 필리핀식 꼬치구이를 주문해 먹어봤는데 육즙 가득한 고기가 질기지도 않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었다. 쇠고기와 양고기, 닭고기 심지어 옥수수까지 들어간 꼬치요리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여러 부스에서 각자 원하는 음식을 담아와 대형 모닥불 주위에 삼삼오오 모여 '불멍'을 즐기며 저마다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많은 관광객이 자리가 부족해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앉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모습에서 축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2027년 비비드 시드니는 5월 28일(금)부터 6월 19일(토)까지 열릴 예정이다.

[취재 협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7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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