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이냐 수익이냐"…안산 동주염전 체험장 '매립' 추진 논란

198억 투입하고도 준공 2년째 방치…시 "활성화 위해 증발지 매립 필요"
시의회 "개장 전 사업 변경은 배임…공공자산 가치 훼손 무책임 행정"

김인유

| 2026-01-28 08:00:50

▲ 안산 대부동에 조성된 '동주염전 체험장' 전경 [안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안산 '동주염전 체험장'. 흰색 부분이 증발지. [안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존이냐 수익이냐"…안산 동주염전 체험장 '매립' 추진 논란

198억 투입하고도 준공 2년째 방치…시 "활성화 위해 증발지 매립 필요"

시의회 "개장 전 사업 변경은 배임…공공자산 가치 훼손 무책임 행정"

(안산=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안산시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동주염전 체험장'이 준공 2년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안산시는 운영 활성화를 위해 염전 일부를 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시의회와 염전지역 주민 일부에서 지역 자산 훼손 반대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가치 상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할 전망이다.

2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 일대 6만3천750㎡ 부지에 조성된 '동주염전 체험장'은 2024년 6월 완공됐다.

부지 매입비 70억원, 체험장 조성비 78억원, 주변 도로 개설비 50억원 등 총 198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다.

전임 시장이 재임하던 2022년 3월 착공한 체험장은 염전체험장, 교육관, 소금창고, 집라인 등의 시설을 갖췄다.

그러나 2025년 5~6월 두 차례 진행된 운영권 공개경쟁 입찰이 모두 유찰되면서 체험장은 개장도 하지 못한 채 시설이 방치되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안산시는 지난해 9월부터 진행 중인 '동주염전 활성화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증발지(1만3천400㎡)를 사토로 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염전을 흙으로 채워 캠핑장이나 반려견 놀이터 등 수익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함으로써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논리다.

증발지란 염전 지면을 직사각형의 여러 단으로 구획해서 저수지의 해수를 끌어들여 놓고, 햇볕과 바람에 의해 그 해수를 증발·농축하는 공간을 말한다.

안산시는 현 상태로는 민간 위탁자를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를 매립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다.

김민정 안산시 관광과장은 지난 20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관광 시설과 콘텐츠 부족으로 적자 운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증발지를 매립해 토지 지가를 높이고 관광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최적의 방향"이라며 "매립 후에도 체험장은 유지되므로 기존 콘셉트는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의회 최진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행정의 목적이 수익성보다 공공 가치 보존에 있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최 의원은 "200억원에 가까운 혈세가 투입된 사업을 개장도 하기 전에 뒤엎는 것은 민간 기업이라면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동주염전은 안산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 그 보존 가치가 경제 논리보다 앞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업 초기 문화자산을 지켜달라는 대부도 주민들의 목소리가 있었다"면서 "대안 없이 사업을 뒤집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대부도 주민도 개발보다는 지역자산 보호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대부도 주민 자본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대부도'의 신근숙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00년이 넘는 대부도의 염전은 소중한 지역 문화자산이어서 염전 위에 흙을 덮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라며 "염전을 살리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매립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시장 결재를 거쳐 최종 사업 방식을 확정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내달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오면 민간이 유연하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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