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주
| 2022-03-20 08:00:07
[통통 지역경제] 울산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인기에 상권도 기지개
해상케이블카·집라인까지 완공되면 관광 붐 기대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매출이 30% 정도는 늘어난 것 같아요. 이제 봄이고, 코로나19도 종식되면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겠지요."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명물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20일 울산시 동구에 따르면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방문객은 누적 130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7월 15일 개통한 이후 매달 16만 명 이상이 찾아온 셈이다.
이달 들어서도 평일에 하루 1천200명 내외, 주말·휴일에는 하루 5천80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출렁다리는 울산에선 이곳 하나밖에 없다.
규모는 대왕암공원 북측 해안 산책로 돌출지형인 '햇개비'에서 '수루방' 사이를 연결해 길이 303m, 폭 1.5m 정도이다.
중간 지지대가 없이 한 번에 연결되는 난간 일체형 보도 현수교 방식으로, 현재 전국 출렁다리 중에선 주탑 간 거리(경간장)가 가장 긴 것이 특징이다.
바다 위에 만들어졌는데, 바닥에 손날이 들어갈 정도 크기인 틈이 이어져 있어 내려다보면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데다가, 고개를 들면 가까운 일산해수욕장부터 먼바다까지 탁 트인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방문객 발길이 이어진다.
동구는 조선업으로 대표되는 지역 경제 체질을 관광 중심으로 바꾸고자 출렁다리를 기획해 추진했는데, 현재까진 성과를 낸 셈이다.
실제 주변 상가 매출도 올랐다.
21개 음식점, 커피숍 등이 모여 있는 대왕암공원 상가에서 7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김부근 씨는 "출렁다리가 생기고 나서 매출이 30% 정도는 오른 것 같다"며 "인근 일산해수욕장 가게들도 다소 손님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문객은 외지인 비율이 더 높다.
동구가 지난해 특정 날짜(총 12일, 평일과 주말 포함)를 정해 방문객 주소를 조사했더니 울산 지역 외 거주자가 59%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외지인 방문객 비율이 66%로 더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28일 부산∼울산 동해선이 개통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동구는 방문객이 몰리자 대왕암공원 상가 주차장을 문화광장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공연, 전시 등을 다양하게 마련할 계획이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탄력을 받았으나, 출렁다리만으로는 관광객 관심을 지속해서 끌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왕암공원의 한 음식점 주인은 "출렁다리를 두, 세 번 보려고 손님들이 오지는 않을 것 같다"며 "결국 방문객이 오래 머물고 다시 올 수 있는 것들이 많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구는 대왕암공원과 고늘지구(일산수산물판매센터 인근)를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길이 1.5㎞), 집라인(0.94㎞) 등이 완성되면 본격적인 상권 활성화 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해상케이블카와 집라인 모두 이르면 오는 10월 착공해 2024년에는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동구는 대왕암공원과 이어진 일산해수욕장 관광 명소화 기본계획 수립 용역도 시작했다.
출렁다리, 해상케이블카, 집라인 등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경관 개선 사업 계획 등을 수립한다.
또 울산시와 함께 대왕암공원 일원에 고급 숙박시설과 휴양시설을 유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정천석 동구청장은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조선업 침체로 실의에 빠진 지역 상권, 주민들에게 큰 놀라움으로 다가왔다"며 "바다·연안·해안을 체험 중심으로 연결해 체류형 관광으로 키우는 것이 미래 산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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