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옮겨온 SF와 추리소설…'프로젝트 헤일메리'·'폭탄'

'마션' 작가 베스트셀러 원작 SF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헤일메리'
취조실 안 천진난만한 취객과 형사의 소름 끼치는 심리전 '폭탄'

정래원

| 2026-03-15 08:01:02

▲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포스터 [소니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속 한 장면 [소니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폭탄' 속 한 장면 [블루라벨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폭탄' 속 한 장면 [블루라벨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로 옮겨온 SF와 추리소설…'프로젝트 헤일메리'·'폭탄'

'마션' 작가 베스트셀러 원작 SF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헤일메리'

취조실 안 천진난만한 취객과 형사의 소름 끼치는 심리전 '폭탄'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미국과 일본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각각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마션', '아르테미스' 등 SF 소설을 쓴 앤디 위어의 SF 소설을 영화화한 '프로젝트 헤일메리'와 재일교포 오승호 작가의 동명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폭탄'이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 페이지를 빨리 넘기게 하는 원작의 탄탄한 서사는 스크린 위에서도 다음 대사, 다음 장면을 기다리게 하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텍스트로 읽을 때는 상상으로 채우던 우주의 광활함과 인물의 심리 등을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이며 또 다른 '보는 맛'을 선사한다.

◇ 우주 스케일의 티키타카…SF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헤일메리'

기억을 잃은 채 낯선 곳에서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디인지 생각하며 창밖을 보니 끝없는 우주가 펼쳐져 있다.

영문도 모르고 우주선에서 눈을 뜬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 분)는 인공지능(AI) 시스템과 짤막한 대화를 통해 자신이 우주선의 유일한 생존자임을 깨닫는다.

다른 기억은 희미하지만, 우주선의 주요 시설을 몸이 기억하고 장비의 이름과 쓰임새는 머리가 기억한다.

지구로의 귀환이나 다른 사람과 교신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 그레이스는 '내가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왔나' 하는 기본적인 질문부터 자신에게 던진다.

분명히 떠오른 자신의 목표는 태양 빛을 갉아먹으며 지구의 종말을 앞당기는 물질 '아스트로파지'의 해결책을 찾아오는 것.

하지만 시간과 자원의 한계 속에 과감하게 진행하는 작전인 만큼 실패 확률도 높다. 이 작전에 미식축구 등 경기에서 종료 직전에 과감히 공을 던지는 도박 같은 전술인 '해일 메리'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괴짜 같은 성격 탓에 보수적인 학계에서 밀려나 중학교 교사로 살던 분자생물학자 그레이스는 아무리 심각한 상황에서도 경쾌한 태도를 유지한다.

우주선의 유일한 생존자가 기억상실을 겪는다는 설정과 시종일관 농담을 던지는 그레이스의 유머 감각은 관객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기본 설정을 보여주는 초반부를 지나면 몰입은 한층 깊어진다.

특히 그레이스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우주 탐험에 나선 미지의 생명체 '로키'를 마주한 뒤에 이어지는 소통과 협업은 '우주 스케일의 티키타카'를 보여준다.

외계 존재와 교감하는 그레이스의 모습에 점차 이질감 없이 몰입하다 보면 그동안 '인간성'이라고 부르던 여러 특성이 사실은 '생명성'이 아닌가 하며 개념을 확장하게 된다.

오로라의 확장판 같은 아름다운 행성의 모습은 우주 버전 호곡장(好哭場)을 떠올리게 한다.

18일 개봉. 156분. 12세 이상 관람가

◇ 취조실 안 폭발할 것 같은 심리 게임…'폭탄'

주류 판매점에서 행패를 부려 경찰서로 온 취객이 형사에게 묘한 말을 한다. 자기는 촉이 좋아 무슨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알 수 있으니 돈을 좀 꿔주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얘기였다.

막장 인생을 사는 주취자의 가당찮은 얘기로 치부하던 분위기는 실제로 남성이 말한 시간에 도쿄 도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심상치 않게 굴러간다.

얼핏 순하고 귀여운 인상까지 있는 이 중년 남성 스즈키(사토 지로)는 이후 연쇄 폭발의 주요 용의자가 된다. 하지만 스즈키는 폭발 시간과 장소를 마치 게임을 하듯 툭툭, 정확하게 던지면서도 그저 촉으로 짐작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후 경시청 형사 루이케(야마다 유키)와 스즈키는 심리 테스트 같기도, 말장난 같기도, 유쾌한 대화 같기도 한 '취조 대결'을 펼친다.

외형은 평온하지만, 찰나의 뉘앙스를 놓치면 도심 곳곳에 심어진 폭탄이 터져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말을 하면서 입을 삐죽 내밀곤 하는 스즈키의 천진난만한 인상은 사건이 진행될수록 섬뜩함을 몇곱절로 배가한다. 배우 사토 지로는 가만히 취조실에 앉아 진술만 하면서도 여느 공포영화 속 빌런 같은 끔찍함을 연기한다.

18일 개봉. 137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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