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꿈 버리지 않은 39세 '연습장 프로', 월요예선 합격

권훈

| 2021-03-31 07:59:21

▲ 자신에게 배운 교습생의 스코어 카드를 자랑하는 킬린. [킬린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GA투어 꿈 버리지 않은 39세 '연습장 프로', 월요예선 합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월요예선 합격은 PGA투어 대회 우승보다 어렵다고 할 만큼 좁은 문이다.

출전 순위 하위권인 현역 PGA투어 선수들도 응시하는 월요예선은 많아야 서너 명 뽑는다.

단 하루 18홀 경기로 성공과 실패가 갈리기에 출전하는 선수가 받는 압박감은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벼락출세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4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에서 개막하는 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은 지난 2019년 월요예선을 통해 인생 역전을 이룬 무대였다.

당시 우승자 코리 코너스(캐나다)는 월요예선을 치러 이 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따냈다.

텍사스오픈 우승으로 딱 한 장 남은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손에 넣은 코너스는 아직 두 번째 우승은 따내지 못했지만 어엿한 중견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30일 치러진 발레로 텍사스오픈 월요예선에는 투어를 접고 '연습장 프로'의 길을 걷는 39세의 J.J 킬린(미국)이 합격해 눈길을 끌었다.

월요예선 합격자는 대개 PGA투어는 아니라도 프로 선수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역 선수가 대부분이라 은퇴한 '연습장 프로' 킬린의 예선 통과는 이례적이다.

5언더파 67타를 쳐 블레이크 엘리엇과 공동 4위를 차지한 킬린은 연장 7번째 홀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넉 장의 월요예선 합격증 가운데 마지막 한 장을 거머쥐었다.

그는 2012년 PGA투어에서 뛴 적이 있지만, 가족을 내버려 두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선수 생활을 하기 힘들어지자 2017년부터 텍사스주 러벅에서 연습장을 운영하면서 레슨 프로로 일하고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PGA투어 대회에서 경기한 건 벌써 5년 전이다.

그러나 프로 무대의 꿈을 버리지 못한 그는 20번이 넘게 PGA투어 월요예선에 응시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들어야 했다.

10살 난 딸과 6살 아들을 키우는 그는 "아내는 내가 경기하는 모습을 많이 봤지만, 아들과 딸은 본 적이 없다"면서 "아마 이번에 딸과 아들은 내가 프로 골퍼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그는 "월요예선 합격에 멈추지 않겠다"면서 "대회에서 우승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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