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혜
| 2026-05-14 07:40:49
이효제 "'기리고' 글로벌 인기 실감…20㎏ 떡볶이로 찌웠죠"
넷플릭스 비영어 쇼 1위…"SNS 팔로워 5천명→9만4천명"
공포물로 이미지 변신…"아역서 성인 연기자로 전환점 된 작품"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작품 공개 후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받은 건 처음이에요.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주시고, 해외 팬분들로부터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받으니 확실히 실감 나고 있어요."
1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배우 이효제는 출연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의 세계적인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기리고'는 소원을 들어주는 앱 '기리고'에 깃든 저주를 피하려는 고등학생 5인의 사투를 그린 한국형 오컬트 학원물이다.
넷플릭스의 첫 YA(영 어덜트) 호러 장르로 지난달 24일 야심 차게 공개된 이 작품은 2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효제를 비롯해 전소영, 강미나, 현우석, 백선호 등 신예 배우 위주의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공개 3주 차인 현재까지 글로벌 2위로 화제성을 이어갔다.
이효제는 "원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가 5천명 정도였는데 작품 공개 후 9만4천명까지 늘었다"며 "다양한 언어로 보내주시는 응원 메시지를 보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파급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제는 극 중 '기리고' 앱을 친구들에게 처음 소개해 사건의 포문을 여는 최형욱을 연기했다.
화제가 된 것은 단연 그의 외형적 변화였다. 그는 극 중 천진난만하고 '덕후'(특정 분야에 심취한 마니아) 같은 형욱을 표현하기 위해 20㎏을 증량하는 열의를 보여줬다.
이효제는 "오디션을 위해 대본을 보는데 1부에서 형욱이 상당히 큰 역할을 하는 걸 보고 '꼭 따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디션 현장에서 박윤서 감독님이 '살을 지금보다 더 찌울 수 있느냐'고 물어보시는데, 무조건 잘 할 수 있다고 했다"며 웃었다.
그는 "가능한 많이 살을 찌워달라"는 박 감독 요청에 하루 5∼6끼를 먹으며 필사적으로 체중을 불렸다.
"다양한 음식을 먹어봤는데, 가장 살이 많이 찌는 음식은 중국 당면을 추가한 로제 떡볶이였어요. 칼로리를 단 1초도 소모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먹었습니다."
작품 공개 후 "체중 증량을 요구해 미안하다"는 박 감독의 공개 사과에, 그는 그 덕분에 캐릭터의 입체성이 잘 살아났다며 도리어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고 한다.
이효제는 극중 형욱이 좋아하는 게임을 실제로 해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죽음의 공포를 마주하며 점점 변화하는 형욱의 복합적인 감정선을 연기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자아를 두 가지로 나눠 연기했다"며 "처음에는 형욱이를 연기하다가 점점 귀신 '권시원'의 자아가 형욱이에게 침투하는 과정을 그려내려 노력했다.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 등 권시원의 행동을 점점 따라 하며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2014년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로 데뷔해 '사도', '가려진 시간' 등 다양한 작품에서 아역배우로 활동한 그에게도 공포물이란 장르는 큰 도전이었다. 작품 촬영 도중 생애 처음 가위에 눌렸고, 촬영 현장에서 미스터리한 일도 겪었다고 한다.
"실제 한 폐교에서 촬영했는데, 문도 잠겨 있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신관 건물 창문에서 불빛을 봤어요. 한번은 잠을 자는데 갑자기 몸이 안 움직이기도 했죠.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대박 징조였나 싶기도 해요."
그동안 아역 이미지가 강했던 이효제는 '기리고'가 성인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전환점'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여태까지 제가 걸어온 길을 인정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앞으로도 악랄한 사이코패스부터 정감 가는 빌런(악당), 코미디까지 다양한 연기를 통해 한 가지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는 '리트머스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기리고' 앱이 소원을 들어준다면 무엇을 빌겠느냐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답했다.
"죽기 직전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소원을 빌고 싶어요. 그만큼 연기가 제게는 가장 소중하니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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