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형주
| 2026-02-27 07:30:00
지방 직항 확대 추진하며 인천 연결편 늘려…관광정책 딜레마
전문가·항공업계 "내항기 늘어나면 김해공항 외항사 노선 개발 막혀"
"대한항공 독과점·인천공항 집중 심화 우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지역 유치 활성화를 위해 지방 공항 직항 국제선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오히려 지방 공항 노선 확대에 걸림돌로 지적되는 환승 전용 내항기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항공업계와 전문가들은 지방 공항 활성화를 위해 인천~지방공항 간 연결을 확대한다는 것은 오히려 지방공항 신규 취항을 억제해 인천공항 집중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한국공항공사에 김해공항 환승 전용 내항기 증편을 요청하고 각 항공사에 제주~인천 공항 국내선 취항 수요를 파악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지난 25일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도 다뤄졌다.
외국인 관광객의 80%가 서울에 집중되는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 지방 공항의 국제선 노선을 대폭 확대하고, 인천공항 입국자들도 국내선 등을 통해 지방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편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우선 과제는 지방 공항 노선 확대고 두 번째는 인천공항과 지방 공항의 연결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2분기는 제주~인천 국내선 취항을 3분기에는 부산~인천 환승 전용 내항기 증편을 계획하고 있고 수요 파악 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항공업계와 전문가, 지역사회에서는 지방공항 노선 증대를 추진하면서 인천공항과 지방공항 연결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수요가 어느 정도 확인된 김해공항의 경우 환승 전용 내항기를 증편하는 것이 오히려 김해공항 장거리 노선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되며 인천공항 집중화 현상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부산시도 환승내항기 확대에 대한 우려를 국회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방공항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 국제선을 이용할 수 있는 환승전용내항기는 2012년 도입됐다.
과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운항했지만 두 항공사의 통합으로 현재는 대한항공이 단독 운항하고 있다. 현재 김해공항에서 하루 5편, 대구공항에서 하루 1편 운항하고 있다.
내항기는 지방공항에 장거리 직항편이 없어 불가피하게 인천을 경유해 출국하는지역민들의 출입국 수속절차를 간편화한다는 목적으로 개설됐지만 김해공항이 성장한 현재 시점에서는 항공수요를 인천공항으로 집중시켜 김해공항 장거리 국제선 취항을 저해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해공항에서 45만명 가까이 내항기를 이용했고, 하루 평균 1천214명의 김해공항 국제선 수요가 인천공항으로 빠져나갔다.
과거 부산 유일의 유럽 노선이었던 루프트한자항공의 뮌헨∼부산(인천 경유) 노선은 2012년 환승전용내항기가 도입된 뒤 운항 7년 만인 2014년 운항을 중단하고 부산 직항 유럽 노선 신규취항 계획도 철회했다.
최근 지방공항~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 운수권이 신설됐지만 외항사들은 김해공항에 취항 검토 과정에서 대한항공 환승 내항기로 인해 수요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승내항기 확대로 대한항공 독과점이 더 심화할 우려도 지적된다.
김광일 신라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끌어드리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외항사 직항 노선을 개발하는 것인데 국내 이용객이 대부분인 내항기를 늘리는 것은 오히려 근본 대책을 저해하고 지방공항 활성화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엇박자 정책"이라며 "특히 내항기를 독점하고 있는 대한항공에 특혜를 주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김해공항에 장거리 노선을 신설하지 않는 이유는 수요 문제도 있겠지만 환승 전용 내항기를 활용해 승객을 인천으로 실어 나르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김해공항은 외항사들이 장거리 노선 취항을 검토하다가도 환승 내항기 때문에 수요가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외항사가 들어와야 하는데 단시간에 되는 것은 아니다 보니 그 사이에라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지방~인천 공항 연결성을 확대하는 정책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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