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혜
| 2026-06-14 07:22:00
'선운사 삼지장' 서울 나들이 인기몰이…개관 이래 최다 관람객
불교중앙박물관 '도솔산 선운사' 특별전 2만명 넘게 찾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전북 고창 선운사에 있는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도난당해 일본으로 넘어갔다 2년 만에 돌아왔는데, 전해지는 환수 스토리가 꽤 극적이다.
이 불상을 소장한 일본인들의 꿈에 지장보살이 수시로 나타나 "나는 본래 고창 도솔산에 있었으니, 어서 나를 그곳으로 돌려보내라"고 꾸짖었고, 실제로 소장자들에게 원인 모를 우환이 잇따르자 마지막 소장자가 결국 고창경찰서에 반환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지장보살을 모시러 일본 히로시마로 날아간 선운사 스님들과 한일 양국 경찰들이 불상을 가운데 두고 함께 찍은 흑백사진이 이야기에 신빙성을 더해주면서 금동지장보살좌상은 특히 영험한 불상으로 여겨져 왔다.
다시 도솔산 선운사에 모셔진 지 88년, 모처럼 선운사를 떠나 서울 나들이를 한 금동지장보살좌상을 보기 위해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지난 4월 22일 개막한 특별전 '도솔산 선운사-선禪에 들고 구름에 눕다'엔 입소문을 타고 온 관람객이 늘면서 지난 10일까지 총 2만1천539명이 관람했다. 2007년 개관 이후 관람객 2만 명을 넘긴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박물관은 전했다.
직전 기록은 3개월간 1만2천여 명이 관람한 2022년 특별전 '등운산 고운사'였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관람객 증가 속도가 3배쯤 빨라 전시 종료일인 7월 31일엔 누적 관람객이 3만∼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물관 규모를 고려하면 '대박'이라고 할 만하다.
선운사와 전북 지역 주요 사찰의 문화유산 157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 단연 관람객의 주목을 받은 것은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을 비롯한 '삼지장'(三地藏)이다.
지장보살은 '지옥이 텅 비지 않는다면 결코 성불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옥의 모든 중생을 구제하려 했던 보살이다.
14세기 고려시대 만들어진 도솔암 내원궁 금동지장보살좌상, 고려 말 조선 초의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 15세기 조선시대의 참당암 지장전 석조지장보살좌상 등 보물로 지정된 선운사 본·말사의 세 지장보살좌상이 각자의 사찰을 떠나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 삼지장을 함께 만나는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관람객 이경희 씨는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에 대한 이야기를 뉴스에서 접하고 시간을 내서 보러왔다. 예전에 선운사에 가보긴 했지만 이렇게 세 지장보살을 한자리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삼지장 앞에 합장을 하고 오래 머물렀다.
삼지장 외에도 선운사 천불도와 내소사 동종, 구암사 월인석보 권15, 내소사 백지묵서묘법연화경 등도 눈에 띄는 전시물이다. 17세기 경탄스님 등이 만든 다채로운 자세와 표정의 개암사 웅진전 목조십육나한상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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