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데뷔 무대 된 '한국 안방극장'…창작업계 해외진출 가속

'오징어게임' 이끈 K-콘텐츠 열풍에 TV 방영작품도 합세 효과
공동제작·특수효과 공급계약…자막·더빙·특수분장 분야도 약진

김정진

| 2022-04-01 07:05:00

▲ 스튜디오드래곤·덱스터스튜디오 로고(왼쪽)와 이명우 PD(오른쪽) [스튜디오드래곤·덱스터스튜디오·더스튜디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데뷔 무대 된 '한국 안방극장'…창작업계 해외진출 가속

'오징어게임' 이끈 K-콘텐츠 열풍에 TV 방영작품도 합세 효과

공동제작·특수효과 공급계약…자막·더빙·특수분장 분야도 약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촉발한 'K-콘텐츠' 열풍이 지속되면서 국내 창작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일 방송가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과 덱스터 스튜디오 등 국내 콘텐츠 업계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타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오징어 게임'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뿐 아니라 '사내맞선'(SBS), '스물다섯 스물하나'(tvN), '기상청 사람들'(JTBC) 등 국내 TV 채널에서 방영 중인 작품도 OTT 플랫폼을 통해 해외에서 관심을 받으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의 안방극장이 창작자들의 글로벌 데뷔 무대로 거듭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함께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더 빅 도어 프라이즈' 공동 제작을 추진 중이다.

'도깨비', '나의 아저씨', '미스터 선샤인',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위트홈', '빈센조', '갯마을 차차차' 등 국내 유수 드라마를 만들어 온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로써 국내 제작사 최초로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미국 드라마 시리즈 제작에 나서게 됐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기생충'·'승리호' 등의 시각특수효과(VFX)를 제작한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 스튜디오는 지난달 할리우드 영화 '나이츠 오브 더 조디악' VFX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츠 오브 더 조디악'은 1985년 쿠루마다 마사미가 그린 일본 인기 만화 '세인트 세이야'를 각색한 작품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위처'의 프로듀서인 토마스 바긴스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 '열혈사제'(2019)의 이명우 PD는 지난달 말 배우 브래드 피트, 메릴 스트리프 등이 소속된 미국 유명 엔터테인먼트 에이전시 CAA와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진출 소식을 알렸다.

드라마 '자명고'(2009)·'대물'(2010)·'너희들은 포위됐다'(2014)·'귓속말'·'열혈사제'(2019)에 이어 최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어느 날'(2021) 등 여러 작품을 연출해 온 그는 한국계 미국인의 음악적 삶을 그린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창작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음에 따라 나타나는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콘텐츠의 자막과 더빙을 담당하는 아이유노 SDI 그룹은 2015년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더빙 서비스를 기존 10개국 언어에서 60개국 언어로 늘리는 등 사업 규모를 키웠다.

설립 당시 서울에 본사가 있던 아이유노 SDI 그룹은 현재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34개국 67개 지사에 2천300여명의 정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2만여명의 번역자와 협업하면서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 아마존, HBO 등 글로벌 OTT 업체들과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영화 '옥자'를 비롯해 드라마 '킹덤'·'스위트홈'·'고요의 바다' 등에 참여한 특수분장 전문 기업 셀(CELL)은 넷플릭스와의 협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2021년 기준 200편 이상의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다.

황효균 셀 대표는 "국내 작품 제작에 참여해왔는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해외 특수분장 업계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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