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수
| 2025-09-21 07:00:04
日힙합 스타 엠플로 "아슬아슬한 음악으로 언어 장벽 부쉈죠"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축제 '다빈치모텔' 출연 차 내한
감각적인 노래로 2000년대 '원조 J팝 열풍'…"에너지 넘치는 한국에 감사"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히트를) 노린 듯, 노리지 않은 듯 아슬아슬한 그 느낌이 높이 평가 받았다고 생각해요. 노래를 반드시 띄우려고만 했다면 인기 아티스트만 피처링으로 섭외했을 텐데, 신인 발굴해보자는 느낌으로 만든 노래도 예상외로 잘 된 게 너무 많았거든요." (버벌)
일본 힙합 스타 엠플로(m-flo)는 J팝이 아직 생소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싸이월드' 배경음악 등으로 국내 음악 팬에게 친숙한 팀이다.
'미스 유'(Miss You)와 보아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더 러브 버그'(The Love Bug) 등 세련되고 감각적인 이들의 음악은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주최 문화 융복합 축제 '다빈치모텔' 출연 차 내한한 엠플로(버벌·타쿠·리사)를 20일 만나 인터뷰했다.
한국계 일본인 멤버 버벌은 "지난 1년간 여러 차례 개인적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에너지가 넘친다"며 "다시 오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팀의 홍일점 리사도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에너지란 '여러분을 기다렸습니다'라고 외치는 듯한 뜨거운 기운"이라며 "한국에서 공연할 때마다 그 뜨거운 스피릿(Spirit·혼)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슬아슬하다'는 버벌의 말처럼, 엠플로의 음악은 새로움과 친숙함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며 어렵거나 촌스럽지 않게 들린다. 신나는 랩 뒤로 흐르는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 덕분에 엠플로 멤버는 몰라도 노래는 안다는 이들도 꽤 있다.
타쿠는 "우리들도 곡을 쓸 때는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받을지 몰랐다"면서도 "그 당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순수한 마음을 담아야 롱런한다는 것을 오래 활동해 보니 알겠더라"고 짚어냈다.
엠플로는 보아 말고도 빅뱅의 태양, 휘성, 식케이, 투애니원 등 많은 국내 가수와 협업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2004년 국내 연말 대중음악 시상식에 출연했을 정도로 한국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타쿠는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우리의 방향성이 비슷하게 새로운 것을 찾는 한국의 성향과 어우러지면서 인기가 잘 이어져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버벌은 한국계 일본인, 타쿠는 일본인, 리사는 콜롬비아계 일본인으로, 이들은 모두 국제학교 출신이다.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세 멤버가 어우러져 다른 나라의 문화에 열려 있다는 점이 엠플로의 특징이다.
리사는 "엠플로는 언어의 장벽을 부수는 팀"이라며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을 노래에 섞음으로써 언어의 장벽을 넘어 우리가 마치 '작은 지구'가 된 느낌이다. 이 덕분에 글로벌하게 사랑받을 수 있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버벌은 "우리는 즐겁지 않으면 곡을 내지 않는다"며 "독특함과 즐거움이라는 요소를 밀어붙이며 노래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엠플로는 이번 내한 무대에서 '미스 유' 같은 한국 팬에게 익숙한 곡부터 신곡까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 다채로운 노래를 신나는 분위기로 풀어냈다. "옛날부터 엠플로를 좋아한 분도, 새롭게 좋아한 분들도 모두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던 타쿠의 말 그대로였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다빈치모텔'에는 엠플로 외에도 코미디언 이수지, 스타 작사가 김이나, 밴드 웨이브 투 어스, 국립무용단 안무가 최호종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39개 팀이 참여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의 대담 시간도 마련됐다.
행사장인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 앞에 설치된 '오픈 라디오' 부스를 통해 예약 없이 누구나 피식대항 이용주의 진행으로 출연진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거리 곳곳에서는 산만한시선, 우희준, 테종 등 인디 뮤지션의 버스킹(길거리 공연)도 열렸다.
엠플로는 한국 팬과의 재회가 즐거웠다며 다시 오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이번에 한국에서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투어 콘서트를 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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