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일타강사' 나선 기타리스트 김도균 "록의 본질은 '쿵딱!'"

내년 데뷔 40주년 앞두고 29일 '뮤직&토크 콘서트'로 록 명곡 해설
"기타 여섯 줄은 내가 세상 바라보는 통로…음악은 등대의 빛과 같았죠"

이태수

| 2025-11-05 07:00:15

▲ 포즈 취하는 김도균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05 scape@yna.co.kr
▲ 인터뷰하는 김도균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1.05 scape@yna.co.kr
▲ 포즈 취하는 김도균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05 scape@yna.co.kr
▲ 김도균 뮤직 & 토크 콘서트 [비전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록 일타강사' 나선 기타리스트 김도균 "록의 본질은 '쿵딱!'"

내년 데뷔 40주년 앞두고 29일 '뮤직&토크 콘서트'로 록 명곡 해설

"기타 여섯 줄은 내가 세상 바라보는 통로…음악은 등대의 빛과 같았죠"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진공관과 트랜지스터부터 현대 디지털 사운드까지 직접 노래하며 하이브리드로 설명해 드릴게요."

헤비메탈 밴드 백두산의 멤버인 록 기타리스트 김도균(61)이 1920년대 미국 뉴올리언스 재즈에서 스윙 밴드, 로큰롤, 비틀스, 사이키델릭, 하드록에 이어 1980년대 메탈까지 '록의 역사'를 친절하게 안내하는 이색 콘서트를 연다.

그는 오는 29일 오후 3시와 7시 서울 마포구 DSM아트홀에서 '김도균 뮤직 & 토크 콘서트'를 열고 에릭 클랩턴의 '원더풀 투나이트'(Wonderful Tonight)와 딥 퍼플의 '솔저 오브 포춘'(Soldier of Fortune) 등 영미권 명곡을 해설과 함께 들려준다.

지난 3일 콘서트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김도균은 "록 음악을 해설과 함께 선보이면 마니아들에게는 한 번 더 정리하는 기회가 되고, 잘 모르는 분들은 쉽게 접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라며 "시대별로 록 음악이 변화한 흐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김도균은 지난 1986년 헤비메탈 밴드 백두산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해 임재범과 '사랑'(Sarang)이라는 밴드로 영국에서 활동했다. 귀국 이후에는 밴드 아시아나에서 활동했고, 이후 '김도균 그룹'을 결성해 기타로 가야금 연주를 하는 등 록과 국악의 접목을 시도했다.

그야말로 '록 일타강사'와도 같은 그의 입에서는 록의 역사가 술술 풀어져 나왔다.

"록 음악은 기술의 발달과 함께 조금씩 변화해왔죠. 미국 남북 전쟁 때 쓰던 군악기를 가지고 결혼식이나 장례식에서 연주한 게 재즈의 시발점이에요. 1930년대 중반에 베니 굿먼을 시작으로 스윙 밴드가 나오면서 재즈가 확립됐고, 1950년대 전자 기타가 나오면서 로큰롤이 성립됐죠. 1960년대 비틀스가 나왔고 진공관 앰프나 트랜지스터 이펙터로 사이키델릭 록이 등장했어요. 1970년대에는 하드록이 완성됐는데, 이후 변주도 있었지만 20세기 록 음악은 이때 모양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김도균은 "록의 본질은 비트, 그러니까 '쿵'과 '딱'이다. 테크노든, 댄스든 다 마찬가지인데, '쿵'으로 시작해서 '딱'으로 끝난다. 우리 판소리도 이와 비슷하지 않으냐"라며 "유행은 돌고 돌아도 그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밴드나 팀이 아닌 자신의 이름 석자만 오롯이 내걸고 단독 공연을 여는 것은 데뷔 이후 이번이 겨우 세 번째다. 그것도 두 번째 공연으로부터 20여년이 흘렀단다.

김도균은 "내 개인적인 단독 공연은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에 음악적인 부분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저(기타), 드럼, 베이스 3인조로 연주하되,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는 디지털 사운드로 구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이면 록 음악에 매진한 지 벌써 40년이 되는 베테랑 기타리스트지만, 여전히 연습에 매진한다. 부족한 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이것이 해결될 때까지 연습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김도균은 그 까닭을 묻자 "연습해야 기타와 줄의 관계에서 깨달음이 온다"며 "40년 동안 음악을 했지만, 아직도 깨달음이 있기에 저는 연습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자 기타의 여섯 줄은 제가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라며 "음악이 마치 등대의 불빛처럼 나의 길을 비춰주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음악만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콘서트에서 '쾌지나 칭칭 나네'와 '아리랑'처럼 국악과 록의 접점을 모색한 곡들과 김완선의 히트곡 '리듬 속의 그 춤을' 같은 익숙한 가요도 선보인다. 의외의 선곡 같지만 록의 대부 신중현이 만든 곡임을 떠올리면 '리듬 속의 그 춤을'이 세트리스트에 포함된 것이 이해가 간다.

김도균은 '본업'과 별개로 SBS TV '불타는 청춘', MBC TV '나 혼자 산다' 등 예능 프로그램으로도 친숙하다. 예능에서 '편의점 마니아'로 소개된 그는 지금도 편의점 포인트가 120만점 넘게 남아있다고 했다. 통상 100원당 1점씩 적립되는 점을 고려하면 편의점에서 1억원 이상 쓴 셈이다. 또 헤비메탈 밴드 기타리스트의 거친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매주 교회 성가대에서 지휘하는 독실한 크리스천이기도 하다.

"오지 오즈번도 예능 프로그램을 했고, 일본의 엑스재팬도 예능 패널로 나왔죠. 의외로 헤비메탈과 리얼리티 예능은 접점이 있습니다. 그거 아세요? 비틀스의 프로듀서 조지 마틴도 코미디 음반 프로듀서 출신이었답니다. 하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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