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람
| 2026-09-24 07:01:01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북한에서도 추석은 가족이 함께 음식을 나누며 조상의 뜻을 기리는 민족 명절로 보낸다.
다만 긴 연휴는 없고 추석 당일인 25일 하루만 휴일이다. 전국적인 이동이 드물고 체제 선전이 동반되는 점도 남측과는 다르다.
24일 북한 관영매체 등에 따르면 추석의 첫 의례는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는 것이다.
이런 관습 역시 차례와 성묘를 구분해 지내는 남쪽과 다른 모습이다.
보통 성묘가 끝나면 가족, 친척끼리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전통이 있는데 대표적인 추석 음식은 송편과 밤단자이다.
송편에는 주로 햇콩, 참깨, 밤, 대추 같은 것을 속으로 넣는다. 밤단자는 찹쌀가루를 쪄서 달걀처럼 둥글게 빚고 거기에 꿀에 개인 삶은 밤을 고물로 묻힌 음식이다.
칠성문, 능라도, 모란봉 등 평양 시내 유원지나 공원에 모여 씨름, 윷놀이, 제기차기, 줄다리기 등 민속놀이를 즐긴다. 저녁이면 온 가족이 보름달을 함께 보며 소원을 비는 문화도 남측과 닮았다.
북한은 추석 무렵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를 치르고 종종 이를 TV로 방영해왔다. 1등 상품으로 황소가 걸려있는 이 대회는 생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2002년 시작했다.
앞서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제20차 씨름경기 결과를 보도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녹화된 경기 장면을 TV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거리 풍경은 귀성·귀경 행렬로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남측과는 사뭇 다르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돼 통행증을 받아야만 거주지 외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민족 명절을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다지는 등 체제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하기도 한다.
사회과학원 민속학연구소의 조명철 박사는 과거 노동신문에 실은 글에서 "추석은 당과 수령을 받드는 길에서 먼저 간 혁명 선배들과 동지들 그리고 부모 형제들과 친척, 친우들을 뜨겁게 추억하는 의의 깊은 계기로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석을 맞으며 혁명 선배들처럼 살며 투쟁할 결의를 다지는 것은 온 나라 인민이 화목한 대가정을 이루고 사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풍속이고 전통"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중앙방송 또한 "전통적인 추석 명절 풍습은 노동당 시대와 더불어 날을 따라 더욱 활짝 꽃펴나는 우리의 우수한 민속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더 좋은 내일에 대한 확신을 가슴 뜨겁게 새겨주고 있으며 조선민족 제일주의 정신을 높이 발양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북한은 1967년 당시 김일성 주석이 내린 '봉건 잔재 일소' 지시에 따라 추석을 포함한 민속 명절을 봉건 잔재로 간주해 없앴다.
그럼에도 주민들 사이에서 추석 풍속은 암암리에 유지돼왔으며, 198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체제 수호를 위해 '우리민족제일주의'를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그 일환으로 1988년 추석 명절이 공식 부활했다.
2015년부터는 추석명절 풍습을 국가비물질유산으로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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