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zine] '신(神)들의 휴양지' 크로아티아 ③ 플리트비체

16개 계단식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만든 믿기 어려운 풍경

권혁창

| 2026-06-06 07:00:09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계단식 폭포 [사진/권혁창 기자]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계단식 폭포 [사진/권혁창 기자]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폭포 [사진/권혁창 기자]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폭포 [사진/권혁창 기자]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호수 [사진/권혁창 기자]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작은 오두막 [사진/권혁창 기자]
▲ 플리트비체 인근의 한 식당에서 사육하는 곰 [사진/권혁창 기자]
▲ 플리트비체의 야생화 '프림로즈' [사진/권혁창 기자]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호수와 폭포 [사진/권혁창 기자]
▲ 니콜라 테슬라 메모리얼 센터 [사진/권혁창 기자]

[imazine] '신(神)들의 휴양지' 크로아티아 ③ 플리트비체

16개 계단식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만든 믿기 어려운 풍경

(플리트비체=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아직도 물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바다도 아닌 땅 한가운데. 그 많은 물은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

궁금증은 시간을 초월한다. 여기 이런 전설이 있다.

극심한 가뭄이 찾아와 마을 사람들이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했고 이를 가엽게 여긴 '검은 여왕'이 엄청난 폭풍과 비를 내려 이 비가 16개의 호수를 형성했다.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Plitvice) 국립공원 이야기다.

◇ 믿기 어려운 풍경들

플리트비체에 들어서면 '검은 여왕'이나 '물의 요정' 같은 신비로운 존재의 손길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마술 같은 장면들을 목격하게 된다.

끝없이 펼쳐진 숲과 계곡. 해와 구름의 미세한 움직임에 호수는 시시각각 물빛을 바꾼다.

에메랄드빛이 강렬하다가도 순간 스카이블루나 진한 파란색이 반짝이고, 구름이 해를 가리면 짙은 옥색을 띤다.

그 위로 산산이 부서지는 폭포는 끝도 없이 하얀 포말을 밀어 올린다.

나무 데크 위에 선 여행자는 이 초자연적인 신비에 넋을 잃는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망연자실 물을 응시하다가 믿기 어려운 풍경들을 뷰파인더 안에 욱여넣는 일뿐이다.

이곳의 16개 호수는 너도밤나무, 전나무, 삼나무 등이 빽빽하게 둘러친 숲과 어우러지며 계단식으로 연결돼 있고, 모두 92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호수와 호수를 잇는다.

호수들의 높이 차이가 폭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용해돼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호수로 흘러드는 물에는 탄산칼슘 성분이 풍부하고 이 물이 공기와 접촉하면 고체 상태로 굳어져 댐처럼 일종의 장벽을 만든다. 이곳에 물이 넘치면서 폭포가 형성된 것이다.

◇ 우리가 보는 건 2%…나머지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전체 면적은 297㎢(약 9천만평)이다. 서울 면적(605㎢)의 절반에 가깝고 서초구(47㎢)의 6배가 넘는다.

이 광활한 공원 중 관광객에게 개방된 구간은 16개 호수의 산책로로 전체의 1%가량이다.

휴게 시설, 보트 탑승장 등의 시설을 포함해도 2%가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모두 원시림으로 보호되고 있다.

이곳의 데크, 안내판, 이정표, 쓰레기통은 모두 목재다. 수영과 낚시도 금지된다.

불곰, 늑대, 삵, 노루 등 야생동물들이 서식한다. 포유류만 50여종에 달하고 희귀종인 검은황새, 검독수리, 쇠부엉이를 포함해 100종 이상의 조류가 공원 안에서 번식한다. 나비만 320여종이 발견됐다.

식물도 60여종의 야생 난초, 끈끈이주걱, 벌레잡이제비꽃 등 식충식물, 시베리아금불초 등 희귀식물을 포함해 1천400종 이상이 자생한다.

플리트비체의 놀라운 풍광이 엄격히 통제된 원시림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물은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 중 하나로 보통은 그 맑음과 깨끗함으로 악한 기운을 씻어내는 주술적인 효능을 가진 것으로 생각돼 왔다.

그러나 많은 슬라브 민족은 물에 '보데냐크'(Vodenjak)라는 이름의 악마가 살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플리트비체는 영화 '아바타'의 무대다. 숲과 호수, 그 사이로 끝없이 이어지는 폭포 사이를 걷다 보면 문득 인간의 힘을 넘어서는 초자연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이 스며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Tip)

▲ 플리트비체 호수는 상류 쪽에 12개가 있고 하류에 4개가 있다. 상류 호수가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있어 신비롭고 고요한 모습인 데 비해 하류는 가파른 절벽과 협곡으로 78m 높이의 벨리키 등 웅장한 폭포들이 등장한다.

공원 탐방에는 소요 시간, 걷는 거리, 교통수단 등에 따라 총 8개 코스가 있어 관람객이 체력이나 시간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상·하류를 모두 포함하고 4∼6시간이 걸리는 C코스와 H코스다.

▲ 차를 타고 플리트비체에서 남서쪽으로 1시간 거리에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1856∼1943)의 생가인 '니콜라 테슬라 메모리얼 센터'가 있다. 테슬라가 태어난 집과 교회를 기념관으로 조성해 일대기와 발명품을 전시하고 있다.

테슬라는 세르비아계 크로아티아인으로,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는 모두 테슬라를 자국 출신의 위인이라고 주장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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