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밝히던 백제 석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국립익산박물관 특별전 '백제의 빛, 미륵사 석등'

박상현

| 2021-10-18 07:00:03

▲ 미륵사지 중원 석등 하대석 [국립익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나만의 석등 만들기 [국립익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미륵사 석등 점등 체험 콘텐츠 [국립익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익산 미륵사지 밝히던 백제 석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국립익산박물관 특별전 '백제의 빛, 미륵사 석등'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이 있는 익산 미륵사지는 금당과 탑이 각각 세 개인 삼원식(三院式) 사찰이었다. 동쪽과 서쪽에는 육중한 석탑을 두고, 가운데 중원에는 목탑을 설치했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재위 600∼641) 시기에 창건됐으며, 조선시대에 폐사가 됐다고 전한다. 석탑 한 기와 입구에 세우는 구조물인 당간지주를 제외한 건축물 대부분이 사라졌으나, 규모가 상당히 크고 건물 배치가 독특해 백제가 공들여 세운 사찰임을 알 수 있다.

미륵사지 출토 유물 중에는 석등(石燈)의 일부도 있다. 석등은 돌로 만든 등으로, 사찰에 어둠이 깔리면 불을 밝히는 역할을 했다. 미륵사지에는 탑이나 금당처럼 비슷한 크기의 석등 3기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륵사지 입구 인근에 있는 국립익산박물관은 1천400년 전쯤 미륵사를 밝힌 석등을 조명하는 특별전 '백제의 빛, 미륵사 석등'을 19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고 18일 밝혔다.

전시는 디지털 기술로 미륵사 창건 시기 석등의 원형을 고증해 복원하고, 현존하는 백제 석등을 모아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금 남아 있는 미륵사 석등 관련 유물은 동원(東院)과 중원(中院) 금당터와 탑터 사이에 있는 하대석(下臺石) 2점을 비롯해 모양이 흡사한 화사석(火舍石) 3점, 옥개석(屋蓋石) 3점 등 13점이다.

하대석은 석등에서 받침 역할을 하는 아래쪽 부재이며, 화사석은 불을 두는 공간이다. 옥개석은 화사석 위에 얹는 지붕돌을 뜻한다.

박물관은 미륵사 석등 부재를 모두 실측 조사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석등의 옛 모습을 디지털로 재현했다.

관람객은 전시실에서 미륵사 석등 모형을 조립하거나 높이 6.6m인 대형 화면에서 나만의 석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또 석등에 불을 붙이는 점등 의식을 체험하는 실감 콘텐츠도 마련됐다.

박물관은 익산 미륵사지 석등 외에 부여 가탑리 석등 하대석과 공주 탄천 정치리 석등 하대석을 함께 공개하고, 부여 외리에서 출토한 산수무늬 벽돌 문양을 활용한 3D 그래픽 글라스 아트도 선보인다.

국립익산박물관 관계자는 "석등은 부처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빛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조형물이자 우리 민족의 조형 감각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중요한 창조물이지만, 국내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잘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백제 석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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