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줄줄이 개봉하는데…극장가 팬데믹 인력 감축 후유증

티켓구입·상영관 입장 등 고객 불편…'자율입장'에 무임관람 사례도
극장 수익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했는데도 직원 수는 절반

김정진

| 2022-07-12 07:03:00

▲ 영화관 자율입장시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은평에서 영화 자율입장제가 시행되고 있다. 2022.7.10. stopn@yna.co.kr
▲ 붐비는 영화관…영화관객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지난달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 1천400만 명을 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월 총 관객은 1천455만 명으로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1천684만 명 이후 28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4월 312만명과 비교하면 무려 366% 증가한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 2022.6.1 jin90@yna.co.kr

대작 줄줄이 개봉하는데…극장가 팬데믹 인력 감축 후유증

티켓구입·상영관 입장 등 고객 불편…'자율입장'에 무임관람 사례도

극장 수익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했는데도 직원 수는 절반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극장가가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때 이뤄진 인력 감축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극장 운영인력 부족으로 관객들이 영화관람 때 적절한 안내를 받지 못하는가 하면 중장년층 고객은 영화 티켓 구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7∼8월 국내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을 확정지으면서 영화관 인력 부족 문제를 둘러싼 우려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 현장 직원을 감축한 멀티플렉스 3사는 이후 최소한의 직원으로 영화관을 운영하기 위해 변화를 꾀했다. 검표 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자율입장제를 도입한 게 대표적 사례다.

롯데시네마는 2020년 초 부분적으로 도입했던 '자율입장 시간' 제도를 올해 4월 1일부터 전면 시행했다. 영화관 입장 전 검표 절차를 완전히 없앤 것이다. 대신 상영 직전 판매된 좌석과 실제 관객이 앉은 좌석을 비교하는 검표 방식을 도입했다.

CGV는 팬데믹 기간 일부 영화관에 자율입장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한 바 있으며, 메가박스는 지점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율입장제에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지난 10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은평을 방문한 대학생 김모(24)씨는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갔는데 검표하는 직원이 없어 당황스러웠다"면서 "예매를 안 하고 그냥 들어가서 보는 사람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우려처럼 온라인상에서는 실제 무임관람자를 목격했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 최근 멀티플렉스 3사가 잇따라 티켓값을 인상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오히려 서비스의 질은 저하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CGV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기준 영화상영업 부문 직원수는 총 3천216명이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3천10명에서 200여 명 늘어나긴 했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전인 2019년 9월 30일 기준 6천732명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5월 멀티플렉스 3사에서 결제된 금액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5월 수준으로 회복됐다. 영화관 수익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는데도 직원 수는 50% 이상 줄어든 셈이다.

극장의 운영 인력 부족으로 특히 불편을 겪는 고객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이용이 어려운 중장년층이다. 상영관 입장과 퇴장을 안내하는 직원과 함께 현장 매표소 인력 또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은 영화관 내 청결·위생과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영화관에 직원이 많이 없어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찝찝한 게 사실"이라면서 "화재 같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도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 보다 많은 고객이 영화관을 찾을 것을 예상해 지속해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며 "관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좀 더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