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조성진'…래틀의 런던심포니와 압도적 사운드 선사

조성진, LG아트센터서울 개관공연서 격정적인 라흐마니노프·쇼팽 들려줘
래틀이 이끄는 런던심포니의 꽉 찬 사운드 '명불허전'

김용래

| 2022-10-14 05:41:08

▲ 피아니스트 조성진 [ⓒChristoph Koestlin/DG. LG아트센터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Mark Allan. LG아트센터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LG아트센터 서울 [ⓒ배지훈. LG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역시 조성진'…래틀의 런던심포니와 압도적 사운드 선사

조성진, LG아트센터서울 개관공연서 격정적인 라흐마니노프·쇼팽 들려줘

래틀이 이끄는 런던심포니의 꽉 찬 사운드 '명불허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13일 서울 마곡지구에 새롭게 문을 연 LG아트센터서울의 메인 공연장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 풀어놓은 압도적인 사운드로 가득 찼다.

조성진은 이날 LG아트센터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열린 개관기념 공연에서 명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이 이끄는 런던심포니와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선사했다.

개관공연의 첫 곡인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 및 '사랑의 죽음'에 이은 두 번째 순서였다.

격정적인 광시곡(랩소디) 분위기의 피아노 협주곡인 이 곡을 조성진은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의 섬세하고도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고받으며 시적이면서도 신들린 듯 강렬한 연주를 들려줬다.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 만년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그의 곡 중에서도 특히 현란한 색채와 기교, 재치와 유머가 가득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조성진은 내내 확신에 차 있으면서도 때로는 시적이고 부드럽게, 때로는 경쾌하고 강렬한 연주로 피아니스트의 정교한 테크닉과 관현악의 풍부한 색채가 어우러지는 이 작품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시켰다.

조성진은 앙코르곡으로는 평소 즐겨 연주하는 쇼팽의 에튀드 작품10 제12번 '혁명'을 선사했다.

1831년 조국을 떠난 쇼팽이 러시아군이 폴란드 혁명운동을 탄압하고 무력으로 바르샤바를 점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해 9월 독일에서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곡으로, 비장하고도 격정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명곡이다.

조성진의 열정적인 '혁명' 연주를 오케스트라 왼쪽 뒤편의 하피스트 자리에 앉아 주의 깊게 듣던 래틀은 연주가 끝나자 단원들과 함께 힘찬 박수를 보냈다.

관객들의 환호 속에 조성진이 퇴장한 뒤 인터미션이 지나고 런던심포니는 2부에서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7번 C장조와 라벨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무용시 '라 발스'를 선사했다.

특히 다채로운 색감과 화려함이 돋보인 런던심포니의 '라 발스'는 풍부하고 꽉 찬 사운드로 마치 21세기의 LG아트센터서울을 19세기 오스트리아 빈의 무도회장으로 바꿔버린 듯했다.

이날 런던심포니와 조성진이 들려준 음악은 '명불허전'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조성진이라는 젊은 거장과 세계적인 지휘자 래틀이 이끄는 명문악단인 런던심포니의 완벽한 하모니와 더불어 새로 문 연 LG아트센터서울의 주 공연장인 LG시그니처홀(1천335석 규모)의 무대와 음향도 조성진과 런던심포니의 사운드를 관객들의 귀에 오롯이 전달하는 데 손색이 없었다.

지난달 1일 개관공연 티켓 판매 개시 당일에 40초 만에 전 좌석을 매진시킨 관객들도 이날 공연이 끝나자 기립 박수로 흡족함을 표했다.

LG아트센터서울은 이날 개관공연의 입장권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해 공연예술계 신진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성진과 런던심포니는 14일과 15일에도 각각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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