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6-07-19 05:30:00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세계유산 등재와 보존·관리 현황을 살펴보는 가장 큰 국제회의가 19일 부산에서 막을 올린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이달 29일까지 세계유산 논의에 나선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기구다.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196개국 가운데 선출된 21개 위원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등재 후보지를 검토하고, 기존 등재 유산의 보존 상태를 평가해 심의한다.
한국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건 1988년 협약 가입 이후 처음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금까지 세계유산 논의에 참여하기만 했다면, 위원회 개최를 통해 세계유산 논의를 선도하는 '룰 메이커'로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위원회 기간에 각국 대표단과 참관단, 비정부기구(NGO), 학계 전문가 등을 포함해 약 3천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칼레드 엘에나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비롯해 나예프 알파예즈 문화사무총장보,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세계유산센터장 등 주요 인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2017∼2019년 한국인 최초로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을 지낸 이병현 전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대사가 위원회 의장을 맡는다.
이 의장은 대륙별로 선출된 부의장 5명, 보고관(Rapporteur) 1명과 함께 위원회 안건과 일정을 조정하고 회의를 진행한다.
올해 위원회에서는 세계유산의 5가지 전략 목표인 '5C'에 더해 협력(Collaboration)을 강조하는 '6C'가 담긴 '부산 선언'이 채택될지 주목된다.
5C는 신뢰도(Credibility), 보전(Conservation), 역량 강화(Capacity-building), 소통(Communication), 지역사회(Community) 등을 아우른다.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세계유산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로써 의미가 크다.
위원회는 새로운 세계유산 등재 후보 30건과 기존에 등재된 유산의 확장·변경 등 수정 3건을 포함해 총 33건의 등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국은 '한국의 갯벌' 범위와 대상을 넓히는 확대 등재에 도전한다.
레바논의 '아멜 산성', 남수단의 '보마-바딩길로 이동 경관', 팔레스타인의 '세바스티아' 등 3건은 긴급 등재 신청 대상으로서 유산의 가치를 논한다.
위원회에서는 세계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는 147건의 보존 상태도 점검한다.
일본 사도광산의 경우,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개선해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판단을 담은 결정문 초안이 최근 공개된 바 있다.
문화유산을 둘러싼 역사적 경관 보존과 현대적 도시 개발 문제를 놓고 갈등이 불거진 영국의 런던탑,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역사지구 등도 논의 대상에 오른다.
국내에서도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해를 넘겨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이들 유산에 대한 국제기구의 판단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위원회를 세계인과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축구장 약 2배 규모로 조성된 '대한민국관'(K-Heritage House)에서는 한국의 세계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와 미디어아트, 체험 행사를 연다.
위원회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에서는 문화 공연이 함께 펼쳐진다. 홍보대사를 맡은 지드래곤(본명 권지용)도 참석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유산청은 지드래곤이 명예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저스피스재단과 세계유산 보호를 위한 기금을 홍보하는 '헤리티지 인 피스'(Heritage in Peace)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드래곤은 최근 국가유산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캠페인 홍보 영상에서 "세계유산은 결국 사람들의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서로의 문화와 역사에 감동 받는 이유도 결국 기억 때문"이라며 "유산을 지키는 일은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개회식은 초청 행사로 열리며, KTV 생방송 및 공식 유튜브로 중계할 예정이다.
위원회 본회의는 20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진다.
허민 청장은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세계유산 보호를 위한 대한민국의 의지와 리더십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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