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훼손되는 '가나 세계유산 성채' 한국이 보존 돕는다

성채 6곳 보존 지원 5개년 프로젝트…"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문화유산 ODA 첫 사례"
노예무역 역사 기억공간 의미도 …"사후 응급 보수보다 예방적 보존관리 체계 구축"

박성진

| 2026-08-24 09:35:01

▲ 프레덴스보르 요새 측정하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연구자와 가나 관계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나의 성채' 유네스코 누리집에 공개된 사진 ⓒ John Tolva [유네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드론으로 제임스 요새 살펴보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연구진과 가나 관계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나의 성채' 유네스코 누리집에 공개된 사진 ⓒ AWHF (Author: J. Nyangila) [유네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아프리카 가나 지도 [제작 양진규]

(아크라[가나]=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기후변화로 손상되는 아프리카 가나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존을 돕기 위해 한국 정부가 나선다.

가나의 세계유산 성채 보존을 위한 한-가나 기후변화 문화유산 사업은 기후변화 분야에서 한국이 문화유산 공적개발원조(ODA)에 나서는 첫 사례다.

한국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오는 26일 가나 수도 아크라 시의회에서 '가나 그레이터아크라주 문화유산 기후변화 대응 역량 강화' 사업 착수식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경식 주가나 한국대사와 홍현익 유네스코한국위 사무총장, 아블라 지파 고마시에 가나 문화관광창의예술부 장관, 하루나 이드리수 가나 교육부장관 등이 참석한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올해 18억원을 투입해 이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고 지난 6월 사업자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선정했다.

'가나의 성채'(Forts and Castles of Ghana)는 1482년부터 1786년까지 유럽 열강이 가나 해안에 세운 요새와 성이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가나 동부 케타에서 서부 베인까지 약 500㎞ 해안선을 따라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덴마크, 스웨덴, 독일이 축조한 성곽과 요새 등 총 28곳이 남아 있다.

이곳들은 본래 금과 상아를 거래하던 교역 거점이었다.

노예무역이 본격화된 17세기 이후에는 대서양 노예무역의 역사가 새겨진 곳으로 전 세계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기억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역사적인 유적이지만 최근 해수면 상승과 해안 침식 등으로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28곳 중 가나 남동부 그레이터아크라 지역에 있는 제임스 요새(James Fort), 어셔 요새(Ussher Fort), 버넌 요새(Fort Vernon) 등 6곳은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숙련 인력 부족과 연구·조사 역량 미흡, 제도적 기반 취약 등으로 가나의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유네스코한국위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유적 6곳의 3차원(3D) 도면을 작성하는 등 유적 현황을 조사한다. 이에 따라 가나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을 예측하는 지도, 모니터링 체계도 함께 구축한다. 위험 데이터 구축에 필요한 장비도 제공한다.

유네스코한국위는 현지 관계자와 함께 성채 6곳의 기후위험 기초조사도 이달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가나 현지 인력의 역량강화를 위해서는 지난달 관련 부처와 기관의 고위급 정책결정자 6명을 한국에 초청해 2주간 정책연수를 진행했고, 이달에는 아크라 현장에서 성채 현장 관리자 20명을 대상으로 실무교육을 했다. 오는 10월 이들 가운데 선발된 6명이 한국에서 7주간 기술연수를 받는다.

유네스코한국위는 "기존 복원 사업이 개별 성채의 손상 부위를 복원·보수하는 물리적 응급조치 중심의 사후적 접근이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데이터베이스와 취약성 분석을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통합 보존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사전적·예방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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