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래
| 2026-05-10 00:43:28
개막식도 황금사자상도 없이…베네치아 비엔날레 대중 공개 시작
개막 뒤에도 반러시아·반이스라엘 시위 이어져
오스트리아관 2시간 입장 대기줄…한국관은 한산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전 세계 현대미술 축제인 제61회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9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해 대중에 공개됐다. 하지만 올해 비엔날레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참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 속에 예년과 달리 개막식과 시상식 없이 시작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초청되지 않았으나, 비엔날레 측은 지난 3월 이번 행사 참가를 허용했다. 유럽연합(EU)은 지원금 중단을 경고하며 반대했고, 개막 직전 심사위원단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인물이 이끄는 국가에는 상을 수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전원 사임했다.
이에 따라 개막식과 함께 예정됐던 시상식은 폐막일인 11월 22일로 연기됐고, 수상자 선정 방식도 심사위원 심사에서 관람객 투표로 변경됐다. 비엔날레를 상징하는 황금사자상은 사라지고 관람객 인기투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지난 6일 언론 사전 공개 이후 반러시아·반이스라엘 단체들은 연일 시위를 벌이며 참여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8일에는 프리뷰 기간임에도 한국관을 비롯한 10여 개 국가관이 팔레스타인 연대의 의미로 하루 문을 닫았다.
이런 논란에도 개막 후 처음 대중에 공개된 이날, 많은 관람객이 현장을 찾아 전 세계 작가들의 작품을 체험했다.
여러 국가관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끈 곳은 오스트리아관이었다. 오스트리아 출신 퍼포먼스 아티스트 겸 연출가 플로렌티나 홀칭거가 '시 월드 베니스(Sea World Venice)'라는 제목으로 기획한 전시로, 퍼포머가 나체로 물속에 잠수한 채 관객을 응시하거나 대형 청동 종 내부에 거꾸로 매달리는 등 파격적인 장면을 선보였다.
오스트리아관 앞에는 입장까지 2시간가량 기다려야 할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섰다. 마치 놀이공원의 인기 놀이기구를 연상케 했다.
일본관 역시 인기 국가관 중 하나였다. '달 아기, 풀 아기'(Moon Babies, Grass Babies)를 주제로 5㎏ 무게의 아기 인형들로 공간을 채웠다. 전쟁터나 테러 현장 등 어디서든 아이가 태어나고 돌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관람객들은 직접 아기 인형을 안아보며 전시에 참여했다.
독일·덴마크·이탈리아·중국관도 입장을 위해 줄을 서야 했다. 반면 한국관은 대기 없이 입장할 수 있을 만큼 비교적 한산했다.
올해 한국관은 최빛나 예술감독의 기획 아래 노혜리, 최고은 작가가 참여해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를 주제로 꾸며졌다.
비엔날레는 개막했지만 혼란의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행사장 곳곳에서 시위가 열렸다. 프리뷰 기간 운영됐던 러시아관은 이날부터 문을 닫고 영상 상영으로 대체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베트남관은 작품이 도착하지 않아 이날도 개관하지 못했고, 이란 역시 불참했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