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수
| 2026-06-29 00:00:01
히치하이커 "짧은 훅이 곡 전체를 이끄는 시대…중요한건 진심"
18세 딸 싱어송라이터 진초이와 팟캐스트 '음악의 참견' 父女 진행
"브아걸 '아브라카다브라'는 전환점 된 노래"…"부모님 몰래 옷장서 노래 연습"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오래 사랑받는 히트곡의 조건이요? 음악을 진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빠듯한 일정과 다른 사람의 요청으로 제 생각과 다르게 작업이 흘러갈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하면 결국 저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까지 듣기 싫은 곡이 될 수 있거든요." (히치하이커)
"저는 '사람'이 하는 음악을 추구합니다. 오는 미래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아티스트가 개인의 음악성과 목소리를 보호받고, 새로운 기술과 공존하며 정체성을 지키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진초이)
유명 음악 프로듀서 히치하이커(55)는 딸인 싱어송라이터 진초이(18)와 함께 스포티파이와 유튜브에서 팟캐스트 '음악의 참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격주로 대중음악은 물론 과학이나 스포츠 등 각계의 인물을 초청해 다양한 시각에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첫 회에서는 걸그룹 아일릿의 윤아·민주가 출연했고, 이후 과학 유튜버 궤도, 홍창화 한화 이글스 응원단장, 야구 유튜버 겸 작가 라젤 등이 출연했다.
히치하이커와 진초이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음악이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지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우리가 서로 다른 세대를 살아온 음악인이다 보니 음악을 보는 관점도 차이가 있는데, 이것이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빠와 딸의 '케미스트리'(화학 작용)도 물론 있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두 음악인으로서 좋은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 즐겁다"고 덧붙였다.
히치하이커는 1996년 솔로 가수로 데뷔해 밴드 롤러코스터를 거쳐 음악 프로듀서 겸 아티스트로 활약해왔다. 보아의 '게임'(GAME), 소녀시대의 '쇼! 쇼! 쇼!'(Show! Show! Show!), 에프엑스의 '피노키오' 등 K팝 인기곡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현재 하이브 소속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그는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하이브 미디어 스튜디오로부터 부녀 진행 제안을 받고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히치하이커는 "1세대 아이돌 시대는 팝을 한국에 들여와 우리 것으로 소화하는 시기였다면, 현재는 완전한 우리 것이 생겼고, 이것을 전 세계와 함께 만드는 느낌"이라며 "K팝을 만들 때 전 세계 프로듀서와 전문가가 협업할 정도로 K팝이 글로벌한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음악 트렌드에 관해 "요즘은 쇼츠와 릴스 등을 통해 아주 짧은 몇초 길이로 음악을 소비하는 콘텐츠가 많아 음악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아졌다"며 "긴 호흡의 음악을 만들더라도 이 안에서 짧게 소비될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이 있는지 점검하고, 없다면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그 짧은 부분이 곡 전체를 견인할 포인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0년 음악 경력을 자랑하는 그 역시 이러한 '요즘의 트렌드'를 좇고자 최신 청취자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주시한다고 했다. 록, K팝,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히치하이커는 "관심 있는 장르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성격이기에, 지금도 해 보고 싶은 장르가 많다"고 말했다.
음악 프로듀서 히치하이커의 명성이 가요계에 널리 퍼진 것은 2009년 브라운아이드걸스의 3집 타이틀곡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가 공전의 히트를 거두면서다. 이 곡의 인상적인 인트로 베이스라인은 실은 그가 클럽에서 디제잉을 할 때 쓰려고 만들어뒀던 것이란다.
히치하이커는 "노래를 만든 저도 이런 곡을 가요에서 타이틀곡으로 한다는 게 다소 낯선 선택이라고 여겼는데, 그 파격적인 사운드와 멤버들의 거침없는 안무가 진심으로 대중에게 다가가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아브라카다브라'는 저와 브라운아이드걸스 모두에게 큰 전환점이 된 곡"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2014년에는 은빛 우주복을 입고 춤추는 개성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EDM 솔로곡 '11'(일레븐·eleven) 뮤직비디오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 곡에 등장하는 '아바바'라는 사운드는 딸 진초이가 네 살 때 낸 목소리를 녹음한 것이다. 히치하이커는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뜻하지 않게 흥행하면서 은빛 우주복을 입고 미국 음악 축제 무대에까지 올랐다.
히치하이커는 "EDM은 저를 K팝 프로듀서에서 아티스트로 만들어준 고마운 장르"라며 "뮤직비디오 영상과 캐릭터가 EDM과 만나면서 재미있는 결과물과 시너지를 빚어냈다"고 덧붙였다.
2008년생인 그의 딸 진초이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간 녹음실에서 선배 가수들이 녹음하는 모습을 생생히 지켜보며 자랐다. 중학생 때 스스로 만든 음악적 결과물을 쏟아내기 시작한 그는 16세 때인 2024년 전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미니앨범 '맘!!아임인러브'(mom!!iminlove)로 데뷔했다. 그는 지금까지 총 네 장의 미니앨범과 두 장의 싱글을 내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진초이는 "어릴 때 동화책을 읽으면서 멜로디를 만들었고, 부모님 몰래 옷장 안에 들어가서 노래 연습도 했다"며 "어느 날 아버지 방에 가서 트랙(곡)을 달라고 했는데, 그날 한 곡에 톱라인(주선율) 8개 정도를 만들어 작업실에서 나왔다. 그다음부터 꾸준히 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DJ 스네이크의 '렛 미 러브 유'(Let Me Love You) 등 2016년께의 팝 음악을 좋아한다는 그는 팟캐스트를 통해 다양한 음악적 경험과 관점을 공유하는 게 목표다.
진초이는 "제가 자라온 세대의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는 트렌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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