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 2021-03-12 22:27:12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 사라졌던 고대 로마 칼리굴라 황제(기원후 12∼41) 시대의 진귀한 모자이크 작품이 수십년 만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 영구 전시됐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 선박박물관은 11일(현지시간) 로마제국 3대 황제 칼리굴라 재위 때인 기원후 40년께 제작된 모자이크를 공개했다.
1.5㎡ 크기에 자주·흰색 등의 대리석 조각으로 기하학적 무늬를 수놓은 이 모자이크는 칼리굴라 황제가 로마 인근 네미 호수에 건조한 호화 유람선 장식품이었다.
이 고대 로마의 걸작은 다른 수많은 로마제국 시대 유물과 마찬가지로 기구한 운명을 겪었다.
선상 파티용으로 쓰였다는 호화 유람선은 칼리굴라 황제가 기원후 41년 암살당한 뒤 방치돼 호수 바닥에 가라앉았다가 1900년대 초 대규모 발굴 작업을 통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모자이크 작품도 빛을 보게 됐다.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돼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냈다고 한다.
이탈리아 당국은 1930년대 로마 선박박물관을 만들어 이 유람선을 전시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와중에 박물관은 화재로 파괴됐고, 모자이크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
작품의 존재가 다시 확인된 것은 2013년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이탈리아 출신 한 골동품 중개인의 자택에서 원래 모습 그대로 발견된 것이다. 당시 작품은 커피 테이블 장식으로 쓰이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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