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첼리스트 최하영 [ⓒGata Rosa.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결선 연주 때는 결과 생각 안 하고 연주에만 집중했어요. 제 이름이 불렸을 때 정말 놀랍고 감격스러웠죠."
4일(현지시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첼로 연주자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첼리스트 최하영(24)은 이런 소감을 밝혔다.
최하영은 5일 연합뉴스와 전화로 한 인터뷰에서 "아직도 꿈만 같고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주를 두고 쏟아지는 호평에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응원해 주신 관객분들을 찾아뵐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국내외 관객들은 '신들린 연주 같다', '첼로를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매해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부문이 차례로 돌아가며 열린다. 첼로 부문은 2017년 신설돼 이번이 두 번째 대회다.
최하영은 "한 달 넘게 열리는 긴 콩쿠르고 요구하는 레퍼토리도 정말 다양하다 보니 이를 소화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며 "그래도 최대한 콩쿠르라는 사실을 잊고 어떻게 관객과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하며 준비했다"고 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결선 진출자들에게 새로 작곡한 초연곡을 주고 7일간 연습해 연주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한다.
결선 진출자들은 이 기간에 퀸 엘리자베스 뮤직샤펠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로 연습한다.
최하영은 "새로운 곡을 일주일 만에 연주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면서도 "그래도 연습하는 샤펠이 자연 속에 있고 편안한 환경이어서 잠도 잘 자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 ▲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준결선에서 연주하는 첼리스트 최하영. [ⓒQueen Elisabeth Competition- Derek Prager.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결선에서 지정곡인 독일 음악가 외르크 비드만의 신곡 '5개의 앨범 시트'와 본인이 선택한 비톨드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 협주곡을 선보였다.
루토스와프스키 곡을 선정한 이유를 두고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다소 난해할 수도 있지만 첼로와 오케스트라가 마치 대화하는 듯한 흥미로운 곡"이라며 "관중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총 12명이 올라가는 이번 결선에 진출한 한국인 연주자는 최하영, 윤설, 정우찬, 문태국 총 4명이다.
최하영은 "격리 기간에 한국인 동료들이 있어 든든했고 서로 격려를 많이 해줬다.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영재교육원과 영국 퍼셀 음악학교를 거쳐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를 졸업한 최하영은 브람스 국제 콩쿠르,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국제 첼로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바 있다.
이번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첼리스트 정명화에게 영재교육원에서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 ▲ 첼리스트 최하영 [ⓒAndreas Malkmus.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콩쿠르 규정상 정명화 선생님께 따로 연락을 드리지는 못했다"며 "정말 오랜만에 선생님 앞에서 연주를 하는 거라 긴장도 많이 됐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하영은 당분간 벨기에에 머물며 투어 공연을 열 계획이다. 9월에는 콩쿠르 측에서 개최하는 한국 투어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며 "앞으로도 진실한 마음으로 연주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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