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컨트리 전설' 이채원, 베이징 동계올림픽 향해 달린다

전국체전 금메달만 78개…2018년 평창올림픽에도 최고령 선수로 출전
오스트리아·핀란드 전지 훈련 구슬땀…12월 올림픽 대표 선발전 도전

김동찬

| 2021-11-03 07:40:00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의 이채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우리나라 크로스컨트리의 '전설' 이채원(40·평창군청)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채원은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부터 2018년 평창까지 지금까지 동계 올림픽에 5차례 출전한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간판이다.

그는 전국 동계체육대회에서는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금메달만 78개, 최우수선수(MVP) 선정 3회 등의 성적을 내며 국내 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 이후로는 소속팀의 국내 경기 위주로 출전했던 이채원은 올해 다시 대표팀에 뽑혀 2022년 베이징올림픽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채원이 12월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 올림픽 6회 출전으로 한국 선수의 동·하계올림픽 최다 출전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올림픽 6회 출전은 한국 선수 가운데 이규혁(빙상), 최서우, 최흥철, 김현기(이상 스키) 등이 달성한 기록이다.

▲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의 이채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10월부터 오스트리아에서 전지 훈련 중인 이채원은 3일 인터뷰에서 "주위에서 '내년이 바로 베이징올림픽'이라며 나가보라고 권유하셨고, 저도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어서 대표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몸 상태를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라고 자평한 그는 "눈 위에서 스키를 탄 지 얼마 안 돼 설상에 적응하는 중이고, 예전부터 발목이 고질적으로 아픈데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채원이 올림픽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2014년 소치 대회 30㎞ 프리 33위다.

스키 크로스컨트리는 북유럽의 장신 선수들이 체격적으로 유리하고, 훈련 여건 등 각종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과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채원은 키 154㎝로 작은 편이지만 스피드와 체력, 특유의 근성을 앞세워 2011년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국제 대회에서도 성적을 냈다.

2014년 소치 대회 33위는 한국 크로스컨트리 동계올림픽 역대 최고 순위로 남아 있고, 2017년 2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12위 역시 우리나라 크로스컨트리가 월드컵에서 낸 가장 좋은 성적이다.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뒤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평창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뒤 남편, 딸과 함께 인터뷰했던 이채원은 "남편(장행주 씨)이 '힘들게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멋지게 도전해보라'며 열정적으로 도와준다"며 "예쁜 딸 은서는 엄마가 다시 대표팀에 들어가 합숙을 한다고 하니 처음에 서운해했지만 그래도 엄마를 이해해주고 사랑한다고 매일 이야기해준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물론 이채원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12월 중순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야 하지만 지난해 동계체전 3관왕에 오른 기량을 보면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채원은 2018년 평창에서 소치 때 성적을 뛰어넘는 성적을 목표로 했지만 50위권 순위를 기록했다.

그에게 베이징 목표를 묻자 "베이징에 간다면 솔직히 꼴찌는 하지 말자는 마음일 것 같다"면서도 "평창 이후로는 국내 대회만 출전해 외국 선수들과 격차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30위 내에 들고 싶다"고 답했다.

고향인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3년 전 올림픽에서 모처럼 관중의 함성을 들으며 레이스를 펼쳤던 그는 "그때 날씨도 추웠는데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평창 이후로 크로스컨트리 종목을 아시는 분도 많이 늘었고, '그 힘든 운동을 하는 게 정말 대단하다'며 화이팅을 외쳐주시는 팬 분들 덕에 힘이 난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평창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로 투혼을 불태웠던 이채원은 "사실 그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이번 베이징에 또 도전하려고 한다"며 "아직 끝나지 않았고, 저희 크로스컨트리가 힘든 운동이지만 한 발짝 더 갈 수 있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아직 꺼지지 않은 열정을 유럽 오스트리아 설원에 쏟아내고 있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