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
| 2023-03-30 06:30:19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최근 강원 강릉시 남대천에서 원래의 모습과 다른 흰뺨검둥오리가 관찰됐다.
몸 전체가 다갈색이고 머리와 목은 연한 갈색, 배는 검은 갈색인 흰뺨검둥오리 원래의 모습과 다른 흰색의 개체가 눈에 확 띄었다.
이 개체는 다른 무리와 잘 어울리며 먹이활동도 하고 주변을 비행하는 등 며칠 동안 보이다 사라졌다.
야생동물은 대부분 주위 환경이나 자기가 서식하는 곳의 빛깔을 닮아서 다른 동물에 발견되기 어렵게 보호색을 갖고 있다.
다른 동물의 공격을 피하고 자기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제 본래의 보호색을 잃어 위험에 노출된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이 전국에서 종종 발견돼 화제가 되곤 한다.
원주에서는 최근 흰 노루가 발견돼 연일 화제다.
고구려 설화에도 등장하는 영물이라며 반기고 있다.
2020년 7월 춘천시 도심 주택가에서는 흰 참새 2마리가 발견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이 흰 참새가 좋은 일을 가져온다고 여기는 '길조'(吉鳥)라며 반겼고, 전국에서 이 흰 참새를 보기 위해 많은 발걸음이 이어졌다.
일부 몰지각한 시민과 사진가들이 더 가까이서 보거나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흰 참새가 날아다니는 곳을 토끼몰이하듯 쫓거나 들깨, 좁쌀 등 모이를 주며 유인하는 행위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2015년 3월 강릉 경포호에서는 머리를 제외한 온몸이 흰색인 알비노(백색증) 증상의 흰죽지 1마리가 발견됐다.
이 흰죽지는 머리와 목이 옅은 갈색이고 이외는 온통 흰색이어서 무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2012년 9월 강릉시 남대천 하구에서 하얀색 깝짝도요가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원래 깝짝도요는 도욧과의 나그네새로 꽁지의 아랫부분만 흰색이고 몸의 등 쪽은 옅은 갈색인데 모두 흰색이었다.
같은 해 정선군 조양강변과 비봉산 등에서는 원래 온몸이 검정인 까마귀와 완전히 다른 흰 까마귀가 발견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흰 까마귀는 천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해 천년의 길조, 전설 속의 새로 행운을 상징한다며 떠들썩했다.
천 년에 한 번 나타난다는 흰 까마귀는 이후 3년 뒤 경남 합천에서도 발견됐다.
이처럼 보호색을 잃은 새.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