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 2022-04-20 06:00:30
(베네치아=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세계 최대·최고 권위의 미술 축제인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이 20일(현지시간) 사전공개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22일까지 7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1895년 시작돼 올해로 59회째인 베네치아비엔날레는 역사와 전통, 영향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비엔날레로 꼽힌다.
베네치아비엔날레는 전통적으로 홀수 해에 미술전이, 짝수 해에는 건축전이 열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예정된 건축전이 2021년으로 연기되면서 미술전 역시 짝수 해 개최로 변경됐다. 햇수로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올해도 총감독이 직접 기획한 본전시와 국가관 전시를 통해 개성 있고 독창적인 현대 미술의 정수를 펼쳐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뉴욕 하이라인 파크 아트 수석 큐레이터인 이탈리아 출신 체칠리아 알레마니(45) 총감독이 제시한 본전시 주제는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다.
상상의 세계에 사는 동물 이미지를 그린 초현실주의 여성화가 리어노라 캐링턴(1917∼2011)의 책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 신체의 변형 ▲ 개인과 기술의 관계 ▲ 신체와 지구의 연결 등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춘 본전시에는 58개국 작가 213명이 초청됐다.
이 가운데 180명이 베네치아비엔날레에 처음 명함을 내미는 신규 참여 작가다. 전체 명단의 90%가 여성으로 채워지는 등 '여풍' 현상도 두드러졌다.
한국 작가로는 행위예술가 정금형(42), 설치작가 이미래(34) 등 두 명이 본전시 초청장을 받았다. 모두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 작가들이다.
대학에서 연극영화와 무용을 전공한 정 작가는 직접 수집한 인체 모형과 각종 기구·도구 등에 자신의 관심사와 욕망을 투영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또 이 작가는 정형화된 형식·틀을 거부하고 독특하고 비균질적인 시각적 미학을 시도한 설치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다.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만 볼 수 있는 현대 미술 경연장인 국가관 전시도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끈다.
각국 커미셔너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대표 작가를 내세워 자국 예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는 자리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참가국 명단에 이름을 올린 카메룬, 나미비아, 네팔, 오만, 우간다 등을 포함해 총 81개국이 전시를 선보인다.
이영철(65) 예술감독과 미디어 아티스트 김윤철(52) 작가가 함께 꾸민 한국관은 '나선'(Gyre)을 주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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