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1일 서울 코엑스 야외 전광판에서 공개된 데이비드 호크니 영상 작품.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1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케이팝스퀘어 대형 LED 스크린 앞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공개되는 영국 출신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84)의 신작 영상미디어 작품을 보러 온 이들이었다. 길 가던 사람들도 발길을 잠시 멈추고 스크린으로 눈길을 돌렸다.
2021년을 의미하는 오후 8시 21분(20시 21분)이 되자 광고가 멈추고 광활한 초원을 배경으로 동이 트는 화면이 등장했다. 산등성이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해는 점차 크기를 키우더니 폭죽처럼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화면에는 '태양 혹은 죽음을 오랫동안 바라볼 수 없음을 기억하라(Remember you cannot look at the sun or death for very long)'는 메시지도 새겨졌다.
2분 30초짜리 짧은 해돋이 영상은 순식간에 뜨는 해처럼 금방 끝났지만, 여운을 남겼다.
글로벌 공공 미술 프로젝트 CIRCA는 이날 서울,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도쿄 등 5개 도시 옥외 스크린에서 작품을 공개했다.
예술가 조셉 오코너가 설립한 CIRCA는 지난해 10월부터 런던 피커딜리 라이트와 온라인을 통해 중국 작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 등의 디지털 아트를 선보여왔다.
프로젝트는 세계 5개 도시로 확대됐으며 밀라노, 마드리드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국내 협력 기관으로는 CJ파워캐스트와 바라캇 컨템포러리가 참여했다.
|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1일 서울 코엑스 야외 전광판에서 공개된 데이비드 호크니 영상 작품.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 영상으로 연결된 조셉 오코너는 "데이비드 호크니는 해돋이 작품을 통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가는 이 시점에 야외에서 작품을 공유하는 것도 의미 있다"라며 "갤러리에 가지 않거나 데이비드 호크니를 모르는 사람도 일상에서 작품을 만나는 것이 공공예술의 의의"라고 덧붙였다.
CIRCA는 매달 다른 예술가를 섭외해 각국 스크린을 통해 신작을 선보인다. 한국 작가도 참여할 예정이다.
오코너는 "지금 이 시대를 조명하고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아이디어나 상상력 가진 작가들과 협업해 나가려고 한다"라며 "8월에는 한국 작가의 작품을 각국 스크린에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상업광고를 잠시 중단하고 스크린에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자본주의를 잠시 중단시키는 것과도 같다"라며 "지금이 역사상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느냐에 예술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크니 작품은 5월 한 달 동안 매일 같은 시간에 2분30초 동안 감상할 수 있다. CIRCA 웹사이트에서는 영국 표준시 오후 8시 21분에 상영된다.
5월 한 달간 CIRCA 웹사이트에서는 호크니 포스터가 한정 판매된다. 수익금 70%는 예술가 및 관련 기관 지원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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